삼성전자의 연 매출이 150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영업이익까지 17조원을 올리며 사상 처음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150조원과 15조원을 돌파하는 '150-15'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연 매출 153조7,600억원, 영업이익 17조2,8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연 매출 150조원과 영업이익 15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2.8%, 영업이익은 58.1%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좋은 실적을 낸 것은 반도체와 휴대폰의 선전 덕분이다. 반도체는 대만, 일본업체들과 기술 격차를 벌리며 지난해 4분기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10조원이 넘는 이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 스마트폰 열풍을 겨냥해 갤럭시S와 태블릿PC인 갤럭시탭 등을 발빠르게 내놓은 전략도 주효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따로 보면 성적이 부진하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41조원, 영업이익 3조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매출은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8.3%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4.5% 증가했고, 영업이익이 12.8% 줄었다.
4분기 실적 악화는 전적으로 반도체와 LCD 가격 하락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이후 가격이 내리막으로 접어든 D램 메모리 반도체는 DDR3 2기가비트(Gb) 제품의 개당 가격이 지난해 9월에 4달러를 웃돌았으나 최근 1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TV용 LCD 패널 가격도 하반기 들어 계속 떨어져 40~42인치 패널이 지난해 9월에 420달러에서 지난해 말 338달러까지 후퇴했다. 반도체는 지난해 상반기 실적이 좋아 약 2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휴대폰도 1조원 가까이 영업이익을 거두며 4분기 실적을 떠받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실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도체 가격도 다시 오르고 LCD 시황도 호전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1분기에 스마트 기기들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낸드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D램 가격도 따라 오를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는 IT 및 전자업체들의 재고 소진 때문에 반도체와 LCD 수요가 많이 늘어나지 못했지만 올 1분기에는 수요가 살아나며 부품 및 제품 모두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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