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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인수하면 해결될까/ "은행들, 정부가 손실 보전 기대…근본적 해결 어려워" 반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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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인수하면 해결될까/ "은행들, 정부가 손실 보전 기대…근본적 해결 어려워" 반론도

입력
2011.01.0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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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인수가 저축은행 부실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하다.

저축은행 업계는 일단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6일 "그 동안 정부가 저축은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수ㆍ합병(M&A)을 통한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지만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 가격차이, 부실규모에 대한 인식 차이가 너무 커서 번번이 무산됐다"면서 "자본이 충분한 금융지주사가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한다면 지지부진한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가 중앙부산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계약까지 맺었으나, 실사 후 가격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무산됐다.

하지만 은행(금융지주사)들이 순순히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지는 않을 전망.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저축은행의 위기는 일시적 유동성 부족이 아니라 지급 불능이므로 충분한 자본 투입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며 "만약 정부가 부실을 털어주지 않는다면 날것 그대로의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할 금융지주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저축은행들의 주가는 급등한 반면 금융지주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한 것도 이 같은 시장의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정부가 저축은행의 부실자산을 어느 정도 정리해 준다면 인수를 못할 이유가 없다"며 "은행이 가진 리스크 관리 기법을 적용할 경우 저축은행 부문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손실보전을 전제로 한 저축은행 인수는 결국 편법적인 부실정리 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인수할 수 있는 저축은행은 개별 지주사마다 1,2개 정도. 4개 지주사 다 합쳐도 10개를 넘기기 힘든데, 이 정도로는 업계 전반의 PF부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정성태 연구원은 "올해 집값이 올라간다고 해도 현재 답보상태인 PF 사업장들이 진척되기는 어렵다"며 "업계 전반의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이 예전 저축은행을 인수했지만 아직도 부실문제를 다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저축은행 업계 일각에서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업권에 진출하는 데 대해 한편으론 위기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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