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신임 위원장이 '투쟁 탈피'를 골자로 한 향후 활동방침을 분명히 해 기대가 크다. 장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농성과 집회 같은 물리적 투쟁을 지양하고 교육정책 개발과 대안 제시를 전교조의 본령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곽노현 서울교육감의 체벌 전면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준비 없이 도입하는 바람에 교사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취지로 말해 진보정책도 비판할 건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장 위원장의 입장은 이념 과잉, 정치 지향, 이익단체화로 치달아 존립기반을 스스로 훼손했던 전교조 활동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교조는 국민과 전체 조합원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해 조합원 이탈현상이 있었다"며 교원평가 반대투쟁 등을 실패한 활동으로 꼽기도 했다. "국민들은 이제 전교조에게 비판과 반대를 넘어 책임 있는 교육대안을 요구하고 있다"는 그의 현실인식 역시 '투쟁 탈피'선언의 배경이 됐을 터이다.
정책 개발과 대안 제시를 위한 전교조의 변화는 2월 대의원 대회를 통해 구체화할 모양이다. 장 위원장이 밝힌 청사진에 따르면 투쟁조직 중심으로 짜인 인력과 예산은 전면 개편돼 학교 혁신과 정책조직에 집중 투입된다. 또 산하 참교육연구소는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교육싱크탱크로 별도 법인화해 의무교육 확대와 무상교육 실현 등 진보정책안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전교조 활동이 생산적 방향에 맞춰지게 된 것을 환영한다. 특히 장 위원장의 '투쟁 탈피' 선언이 일제고사 거부, 해직교사 문제 등 예민한 현안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나온 것에 주목한다.
하지만 우리가 장 위원장에게 거는 가장 큰 기대는 향후 활동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각오에 있다. 사실 전교조에 대한 지지가 식은 근본적인 원인은 학습과 인성교육, 학생의 인권과 책임, '참교육'의 이상과 현실 등에 대한 전교조의 인식이 국민 다수의 생각과 멀어졌기 때문이었다. 전교조의 새 출발이 보다 많은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을 만족시킬 만한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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