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은 역사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2011년 새해가 밝았다. 이곳 저곳의 송년회와 신년회 모임으로 모두들 바쁘게 보냈을 것이다. 중국에서는 송년회를 츠웨이야(吃尾牙)라고 한다. 본래는 음력 섣달이었는데 지금은 양력 12월 16일로 바꾸어 전 직원과 관련업체의 사람들이 모여 최고급의 요리를 먹는다. 이때쯤이면 호텔이나 유명 음식점은 츠웨이야를 먹기 위해서 한바탕 난리가 난다.
츠웨이야는 민간에서 투디궁(土地公)이라고 부르는 토지신에게 매월 음력 초이틀과 열엿새에 제사를 드린 데서 유래하였다. 이때는 고기, 과일, 향, 지전(여기서 지전은 종이돈이 아니라 제사용으로 태우는 지전임) 등을 푸짐하게 바친다. 제사를 드리고 난 음식은 가족이나 직원들이 먹었는데 이것을 다야지(打牙祭)라고 한다. 지금도 다야지라고 하면 푸짐하게 먹었다는 뜻이다. 음력 2월 2일은 토우야(頭牙)라고 하고 12월 16일은 웨이야(尾牙)라고 하는데 한 해가 다 가는 마지막 제사고 그 제삿밥을 먹기 때문에 츠웨이야(吃尾牙)라고 한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것은 닭요리다. 닭 계(鷄)자의 중국어 발음 ‘지’는 길할 길(吉)자의 발음 ‘지’와 같기 때문에 경사스런 모임에는 꼭 나온다.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닭머리를 치지 않고 통째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만일 닭머리가 자신을 향하고 있으면 안절부절 못한다. 다음해에는 출근하지 말라는 해고의 표시이기 때문이다. 해고할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가? 그때는 닭머리를 틀어서 닭몸통 아래로 들이민다. 닭머리가 가리키는 사람은 자연히 없어지니까 말이다.
필자가 유학시절 사은회를 하는데 친구들과 후배들이 원탁을 쳐다보면서 자리를 고르고 있었다. 결국 아무것도 모르는 필자가 닭머리를 보고 앉게 되었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웃으며 그 이유를 말해주었다. 츠웨이야에서 그런 설이 있기 때문에 왠지 닭머리쪽에 앉으면 기분이 찜찜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은 이런 식으로 해고를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좌석에 앉을 때 식탁 위를 흘끔거린다.
이 풍속은 타이완과 홍콩에서는 성대하게 거행하고 있지만 중국대륙에는 없다. 츠웨이야가 되면 모두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대만의 경우는 1년간의 보너스를 이날 모두 받고 경품행사도 대단하다. 자동차나 비싼 가전제품이 경품으로 나오기도 하는데 많은 경품을 마련하여 참석자 모두에게 돌아가도록 안배를 한다. 이렇게 웃고 떠들며 한 해를 마무리한다. 이직할 사람도 반드시 츠웨이야를 먹고 떠난다. 그래야 보너스를 받을 수 있으니까.
salang@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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