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는 계절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스포츠입니다. 하지만 실내 경기장이 많지 않은 까닭에 겨울철에는 기술적인 향상보다는 체력 향상에 중점을 두는 시기입니다. 한 시즌 동안 고갈됐던 체력을 회복하고 정신적으로도 재충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의 경기를 '복기'하면서 차분히 자신의 약점을 되짚어 볼 수 있는 호기인 셈이죠. 이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경기력을 더욱 향상시켜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는 자양분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그만큼 동계훈련은 정적인 훈련과 동적인 훈련을 함께 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동계훈련 기간 중 혹독한 체력훈련과 연습게임에만 관심을 기울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선수들 사이에 동계훈련이 아니라 지옥 훈련으로 불릴 정도였으니까요. 체력훈련을 빌미로 산악 크로스컨트리와 운동장 러닝만 시킨 것이 대표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새벽훈련, 오전훈련, 오후와 야간훈련 및 연습경기 등으로 체력이 바닥날 정도로 훈련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강철체력만을 강조하다 보니 부상 선수가 속출했고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다음시즌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쯤 되면 동계훈련이 아니라 부상훈련이라고 불러도 할말이 없습니다. 아무리 동계훈련의 핵심이 체력훈련이라지만 이런 방식으로 진행돼선 곤란합니다. 오히려 선수들의 부상을 유발하고 컨디션 난조를 일으키는 역효과만 낳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피지컬 트레이닝과 전술 훈련 그리고 연습경기 중심으로 훈련 스케줄을 만들어 가는 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엘리트 선수들은 이 기간 동안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좋고, 아마추어 선수들과 동호인들은 경기감각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계 훈련 때는 계절적 특성상 부상을 이유로 경기훈련에 소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기상조건이 좋은 날을 골라 야외 훈련을 통해 경기감각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테니스는 한 번 감을 잃어버리면 되찾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기간 중 포핸드, 백핸드, 발리, 서브 등 각 기술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그립이나 스윙계도 등에도 변화를 줘 자기만의 스타일을 완성 해야 합니다. 그 효과는 다음 시즌에서 직접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형택 테니스 아카데미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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