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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영어강좌 사이트 운영하는 미국인 엘리엇씨 "한국인들 영어 스트레스 덜어주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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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영어강좌 사이트 운영하는 미국인 엘리엇씨 "한국인들 영어 스트레스 덜어주고 싶었죠"

입력
2011.01.0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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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 chance(직역하면 뚱뚱한 가능성)’라는 표현은 가능성이 높다는 뜻인 것 같은데 문맥을 보니 반대인 것 같아요. 뭔 뜻인가요?”

서울에 사는 미국인 마이클 엘리엇(29)씨는 얼마 전 온라인으로 이 질문을 받고는 무릎을 쳤다. 미국에서 정말 많이 사용하는 말인데 외국인에게는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걸 그때서야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인 것 같지만 반대로 ‘가능성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에요. 주로 말도 안 되는 부탁을 할 때 비웃으면서 거절할 때 사용하죠”라고 설명해주고, 예문도 달아줬다.

프리랜서 번역가인 엘리엇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영작, MP3강의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영어강좌 사이트(www.englishinkorea.com)를 열었다. 한국인들의 영어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겠다는 취지. 그의 사이트는 하루 평균 방문객 300~500명에 이르고, 최근에는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지의 해외 접속자도 늘고 있다.

5일 서울 신촌에서 만난 그는 “외국인 애인과 싸운 뒤 화날 때 사용하는 표현을 담은 편지를 써주며 난감하기도 했고, ‘유럽헌장’ 영어 문장을 번역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는 진땀깨나 쏟았다”면서 “그래도 영어로 고민하는 한국인들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어 기쁘고 재밌다”고 말했다.

그의 전공은 음악이다. 명문 캘리포니아 예술대(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 음악학부(작곡 전공)를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그는 그곳에서 한국 유학생들을 만나면서 한국어를 처음 접했다. “작곡과 언어는 소리로 표현하기 때문에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특히 한국어는 의성어가 많고, 문장 속에 장단이 느껴져 음악적인 외국어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2002년부터 한국을 왕래하며 한국어를 배웠죠.”

한국어 공부를 위해 대학을 휴학하고 한국에 머물며 학원, 개인과외 등으로 매일 10시간을 투자했고, 한 언론사의 한글기사를 미국에서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일을 1년 6개월가량 하기도 했다. “두 언어의 미세한 차이를 파악하기 위해 읽은 영문법 책도 40권쯤 돼요.” 그는 영화 ‘해운대’ ‘아내가 결혼했다’ ‘섬’ 등의 영문자막 작업도 했는데, 그러면서 한국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영어 자막의 한국영화를 DVD로 보곤 했는데 번역 전문가들도 상황에 맞는 적절한 표현을 사용하지 못해 이해하기도 힘들고, 영화의 재미와 감흥이 반감되더군요.”

엘리엇씨는 길거리 간판과 광고의 영어 오남용을 지적하며 정확한 표현을 주문했다. “개업의 의미로 사용하는 ‘오픈(open)’은 ‘열어라’는 명령형이니까 ‘오프닝(opening)’으로 써야죠. 일상어에서 정확한 영어를 쓰려고 노력하는 게 좋은 영어를 공부하는 길입니다.”그는 지난 해 가을부터 학생과 직장인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무료 영어 번역 스터디도 꾸려 오고 있다.

계획을 묻자 그는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영어를 배우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무료 영어교습을 해주고 싶어요. 당장 다음 달부터는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을 위한 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입니다.”

글ㆍ사진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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