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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싸게 사고, 판매자는 홍보되고… 전자상거래의 새 장을 열다

입력
2011.01.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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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세상을 바꾼다] SNS는 돈이다가격 할인·쿠폰 제공으로 전세계 '소셜커머스' 열풍국내 100여개 업체 등장… 올 3000억대 시장 전망사기위험 노출 등 '신뢰의 벽'은 넘어야 할 과제로

미 하버드대학 동창들과 사회관계형서비스(SNS)의 대표주자인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주커버그는 2006년 10억달러에 회사를 사겠다는 야후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유는 역설적으로 야후가 제안한 돈의 액수 때문이었다. 지난해 방한했던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 크리스 휴즈는 "10억달러의 가치가 있다면 이를 더 개발시켜 그 이상의 가치가 나가도록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인수 제안을 한 야후나 이를 거절한 페이스북 모두 SNS의 가치를 정확히 꿰고 있었다.

야후가 거액의 인수 제안을 한 이유는 SNS를 시장으로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SNS는 수많은 상거래가 일어나는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이를 소셜커머스라고 부른다. SNS를 이용한 전자상거래를 말한다.

소셜커머스는 2005년 처음 등장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곳은 SNS가 아닌 포털업체 야후다. 당시 야후는 이용자들의 장바구니를 공유할 수 있는 '쇼퍼스피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장바구니에 담은 물건은 저절로 홍보가 됐고,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좋은 상품 추천이 됐다.

이를 SNS 서비스와 연계해 전 세계적으로 소셜커머스 바람을 일으킨 업체는 2008년 설립된 미국의 그루폰이다. 그루폰은 회원들에게 SNS를 이용해 각종 제품과 서비스를 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5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비롯해 21개국 76개 도시에서 서비스 중이며 회원 수만 1,300만명에 이른다. 이 업체 역시 지난달에 60억달러에 사겠다는 구글의 제의를 거절했다.

그루폰을 비롯한 소셜커머스의 성공 비결은 신뢰다. 소셜커머스는 SNS를 이용해 일정 인원이 모이면 싼 값에 물건을 파는 공동 구매 방식이거나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형태가 많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 올리는 사용기나 상품 추천은 업체들의 제품 광고보다 믿음을 준다. 특히 그루폰 등은 친구에게 상품을 추천해 구매가 일어나면 추천자에게 현금성 포인트나 제품을 주는 방법으로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다.

소셜커머스의 바람은 지난해 국내에도 거세게 몰아쳤다.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100여개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등장했으며, 신세계, 롯데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물론이고 포털업체 다음까지 소셜커머스에 뛰어들었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는 600억원에 이르며, 올해는 3,000억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초고속 성장을 하는 소셜커머스도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아직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에서 사용자들 간 입소문만 믿고 구매했다가는 영세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부도나 사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일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발행한 음식점 할인 쿠폰이 이용자가 몰려 사용할 수 없거나 다른 상품이 제공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소비자의 단단한 신뢰를 쌓아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소셜커머스가 올해 새로운 방식으로 한층 더 진일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의 위치기반기술(LBS) 등이 소셜커머스와 결합, 개인화되고 전문화된 소셜커머스가 등장할 것이란 예측이다. 이화정 롯데경영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역 상권을 확보한 이마트, 롯데마트 등의 오프라인 쇼핑센터가 LBS를 이용해 쿠폰을 제공하는 소셜커머스가 늘어날 것"이라며 "스마트폰의 확대가 소셜 커머스의 기술 개발 및 이용자 확대를 불러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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