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도발 언급 없이 성명통해 전격 제안통일부 "유화책 일환… 진정한 변화가 중요"
북한은 5일 남북 당국간의 무조건적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지난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 달여 만에 아무런 사과 입장 표명도 없이 본격적으로 대화 공세에 나선 셈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발표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ㆍ정당ㆍ단체 연합성명'을 통해 "실권과 책임을 가진 당국 사이의 회담을 무조건 조속히 개최할 것을 주장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우리는 대화와 협상, 접촉에서 긴장완화와 평화, 화해와 단합, 협력사업을 포함해 민족의 중대사와 관련한 모든 문제들을 협의ㆍ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또 "우리는 북남 관계를 풀기 위해 당국이든 민간이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진보든 보수든 남조선 당국을 포함한 정당, 단체들과 적극 대화하고 협상할 것"이라며 "서로 비방중상을 중지할 것을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매년 1월 형식적인 정부∙정당∙단체 연합회의를 거쳐 당해 연도의 대남정책 방향을 성명 형식으로 발표해오다 2008년부터 이를 중단했다.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에서 '남북 대결 해소'를 주장하는 등 잇따라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은 일단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 6자회담 재개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우리측의 인도적 물자 지원을 확보해 김정은 후계구도를 조기에 안착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일각에서는 "남남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제의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진정한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통일전선전술 차원에서 연초에 연례적으로 해왔던 대남 공세의 일환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의 회담 제의는 일단 유화 공세로 볼 수 있지만 남북한 당국 모두 새해에는 남북대화 재개 국면으로 전환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서 주목된다.
한편 한국과 미국 양국은 이날 북핵 6자회담 재개에 앞서 남북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진전이 우선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양국은 또 북한이 구체적 행동으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6자회담 재개가 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연쇄회동을 갖고 이같은 공감대를 이뤘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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