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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불혹 지나면 대장암 걱정되는데… "대장내시경 검사로 초기에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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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불혹 지나면 대장암 걱정되는데… "대장내시경 검사로 초기에 잡자"

입력
2011.01.0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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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소비 증가 등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대장암의 급증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최근 발표한 2010년도 국가암등록사업을 통해 산출한 2008년 우리나라 암 발생자(17만8,816명) 가운데 대장암 환자가 2만2,623명(12.7%)으로, 위암(2만8,078명ㆍ15.7%), 갑상선암(2만6,923명ㆍ15.1%)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육류와 햄버거, 감자튀김 등 인스턴트 식품 섭취 증가와 섬유질 섭취 감소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어릴 때부터 ‘고기 맛’을 본 연령층이 50, 60대 장년층이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대장암을 검진하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꾸준히 받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장항문 전문 대항병원이 최근 40~60대 성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는지를 설문 조사한 결과, 그렇다는 응답자는 12%에 불과했다. 대장암을 조기(1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에 이르는 만큼 발병률이 높아지는 40세가 넘으면 최소 3~5년에 한번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너무 잘 먹어 생기는 암

대장은 음식물을 소화시켜 흡수되고 남은 것들이 머무는 곳으로, 수분을 흡수해 대변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러다 보니 세균도 서식한다. 2m 길이의 대장은 충수(맹장), 상행 결장, 횡행 결장, 하행 결장, S자 결장, 직장 등으로 이뤄져 있다.

대장암의 50%는 직장에서, 20~30%는 S결장과 하행결장에서, 나머지는 횡행결장과 상행결장에서 발생한다. 대장암의 초기 증상은 설사나 변비, 잔변감, 배변횟수의 증가 등 배변습관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또 대변 상태도 혈변이나 변과 점액질이 같이 나오는 점액변, 가늘어진 대변이 생긴다. 아울러 복통과 복부 팽만감, 피로감, 소화불량, 오심(구역질), 구토, 체중 감소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또, 암이 생긴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우측 대장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다가 진행되면 복부에 종괴(腫塊ㆍ종기)가 만져지거나, 설사와 소화불량, 빈혈,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좌측 대장암은 배변 장애, 변비나 설사를 반복하고, 간혹 대장이 막혀 입원하기도 한다. 암이 직장에 가까울수록 배변이 어려워지고 잔변감과 배변 시 통증, 혈변, 잦은 화장실 출입 등이 생긴다.

대장암은 여러 암 가운데 비교적 조기 진단과 예방이 가능한 편이다. 특히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암의 발생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대장암 가운데 가장 많은 직장암은 대부분 용종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용종은 대장 점막에 생기는 사마귀 같은 혹이다. 그 크기가 1㎜에서 2~3㎝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용종이 2㎝ 이상이면 암세포가 있을 확률이 크지만 1㎝ 이하라면 1% 미만이다. 전호경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대장암에는 무엇보다 조기 검진이 중요하며 특히 40세가 넘으면 정기검진(가족력이 있다면 2~3년에 1회, 가족력이 없거나 아무 이상이 없다면 5년 마다)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색깔있는 음식을 먹어라

대장암은 유전인자보다는 식생활 습관 등 환경인자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동물성 지방이나 단백질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발병률이 높아지고, 식이섬유를 많이 먹으면 예방할 수 있다. 아직 식이섬유가 대장암을 예방하는 메커니즘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의과학자들은 식이섬유가 물을 흡수, 대변의 부피를 늘려 해로운 물질을 희석하고 대변이 대장에 오래 머무는 것을 막아 해로운 물질이 대장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골드스틴 미국 코넬대 박사팀은 “대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음식을 골라먹어야 한다”며 “우선 단백질을 섭취하려면 기름기가 적은 가공하지 않은 고기를 선택해 먹어라”라고 권했다. 그는 “이에 맞는 단백질 공급원으로는 생선과 달걀, 콩이나 콩 가공식품, 통곡류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붉은 색 고기를 가급적 먹지 말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각종 색깔의 과일과 채소는 저마다 항암 작용과 함께 인체 면역시스템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므로 무지개색처럼 다양한 색깔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장 건강에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섬유소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장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빵이나 시리얼, 파스타, 쌀 등을 비롯해 다양한 과일과 채소, 샐러드에 콩이나 완두콩을 곁들여 섭취하고 물을 많이 마실 것을 권했다.

또한 칼슘도 대장암 발병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탈지유와 짙은 녹색 채소, 콩, 연어, 오렌지 주스, 아몬드, 치즈, 요구르트 등을 먹는 것이 좋다고 그는 말했다. 이밖에 엽산도 대장암 발병 위험을 줄인다며 엽산을 많이 함유한 렌즈 콩, 완두콩, 브로콜리, 아스파라거스를 식단에 추가하고 후식으로 딸기, 파파야, 오렌지 등을 많이 먹으라고 조언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일러스트=김경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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