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하늘을 날던 새가 갑자기 떼죽음을 해 비 오듯 떨어지는 일이 연거푸 벌어지면서 호사가들의 입이 바빠졌다.
사건이 처음 벌어진 것은 지난달 31일 밤 11시30분께였다. 아칸소주 소도시인 비브에서 죽은 찌르레기들이 일제히 떨어지고 있다는 보고가 접수됐다. 떨어진 찌르레기 수는 최대 5,000마리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를 불과 30분 앞두고 벌어진 이 기이한 현상을 두고 종말론 등 온갖 추측과 가설이 미국 사회에 난무하기 시작했다. 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성서적 종말의 징조를 비롯해 비밀 무기 실험과 같은 음모론, 미확인비행물체(UFO)에 의한 소행 등 다양한 소문들을 전했다.
더욱이 아칸소 사건의 불안감이 채 잦아들기도 전에 지난 3일 비브 남쪽으로 480㎞ 떨어진 루이지애나주에서도 붉은어깨찌르레기 500여 마리가 떨어지면서 "걱정할 일이 아니다"는 당국의 설명을 귀담아 듣는 주민이 사라지고 있다.
당국과 전문가들은 아칸소의 죽은 새들에서 발견된 외상에 근거해 벼락이나 폭풍에 휘말렸을 가능성, 새해 폭죽 소리에 놀랐거나 스트레스를 입었을 가능성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불안감을 말끔히 씻어주지는 못하고 있다.
한편 AFP통신에 따르면 5일 스웨덴 팔셰핑 지역에서도 갈가마귀 1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눈 쌓인 거리에 떨어져 있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통신은 "새들이 죽은 이유가 무엇인지 현재 경찰이 조사 중이다"고 보도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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