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TV 드라마 전쟁이 뜨겁다. 시청자들의 ‘드라마 사랑’이 유난한 국내에서 드라마는 방송사들의 영원불변의 킬러콘텐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그램 전반이 시청률 침체에 빠져있다가도 드라마 하나만 ‘대박’을 터뜨리면 단박에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이 현실. 2011년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을 드라마들을 키워드로 정리했다.
아이돌
아이돌 가수들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들이 속속 선보일 예정이다. 가요계뿐 아니라 대중문화계 전반을 장악한 아이돌은 올해 드라마에서도 시청률 사냥의 첨병으로 활약할 듯하다.
특히 연기 신고식을 치르는 아이돌 가수들이 단번에 주연 자리를 꿰찬 드라마들이 여럿 눈에 띈다. 지난 3일 첫 방송한 KBS2 ‘드림하이’가 그 신호탄. 옥택연 장우영(2PM) 배수지(미쓰에이) 함은정(티아라) 아이유 등 주연급 연기자 대부분이 아이돌 가수들이다. 더욱이 옥택연과 함은정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신예들. 스타사관학교로 불리는 예고를 배경으로 한 만큼 춤과 노래 실력이 연기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한 캐스팅이다.
방송사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대학교 뮤지컬학과를 배경으로 한 ‘왓츠업’(가제)도 촬영 중이다. ‘카이스트’로 캠퍼스 드라마에 한 획을 그은 송지나 작가가 집필한 이 드라마에는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그룹 빅뱅의 대성이 첫 방송 연기에 도전한다.
그룹 동방신기의 두 멤버가 각각 주연을 맡은 드라마도 선보인다. SBS 월화드라마 ‘아테나’의 후속으로 편성이 확정된 ‘파라다이스 목장’에는 최강창민이, 해양경찰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포세이돈’(편성미정)에는 유노윤호가 출연한다.
재벌, 그리고 여성
한국 드라마에 빠지지 않는 소재 중 하나인 재벌은 올해 상반기 드라마의 핵심 키워드다. 그동안은 시대극에서 남성들 중심의 기업 세계를 그리거나 신데렐라 스토리의 상대역으로 멋진 재벌가 자제가 등장하는 식이었다면, 올해는 여성으로 시선을 옮겼다.
MBC와 SBS는 재벌가에 입성해 총수로 성장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나란히 방송할 예정이다.
MBC ‘로얄 패밀리’는 혼혈아를 낳은 미혼모가 재벌가에 입성해 역경을 딛고 총수의 자리에 오르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다. 주인공에는 이미연 등이 물망에 올라있고, 상대역에는 지성이 캐스팅됐다. SBS ‘마이더스’는 김희애 장혁 이민정을 앞세워 여자 총수의 탄생기와 함께 기업간 인수 합병 등을 소재로 삼은 본격 기업드라마다.
재벌가 식모들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드라마도 제작 중이다. ‘식모들’은 재벌가 식모로 들어온 두 여성의 대결 구도를 유쾌한 터치로 풀어낼 예정이다.
퓨전사극
사극의 변신은 신묘년에도 계속된다. 전쟁 영웅이나 왕, 역사적 인물의 일대기 등을 다룬 정통 사극에서 벗어나 장르성이 강한 드라마들이 줄줄이 출격 대기 중이다.
MBC ‘역전의 여왕’ 후속으로 편성이 확정된 천정명, 한지혜 주연의 ‘짝패’는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한날 한시에 태어난 두 사내가 서로 신분이 뒤바뀐다는 설정을 모티프로 삼았다.
아직 편성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름난 제작사들이 제작하는 퓨전 사극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희선의 복귀작으로도 화제가 된 ‘신의’(김종학 프로덕션 제작)는 고려시대 의관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판타지 의학 드라마이며, 이정명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뿌리깊은 나무’(싸이더스HQ)는 훈민정음 반포 전 7일간 경복궁에서 벌어지는 집현전학사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역사 스릴러다. ‘추노’를 만들었던 초록뱀 미디어는 ‘전우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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