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방을 드세요,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그들을 피어나게 해주세요.’(Take this bag, Take their tears, Bloomed by you)
지난해 4월 수제비누를 만들어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도왔던 고려대 경영대학 동아리 사이프(SIFE) 회원들이 이번에는 가방을 판매해 수익사업에 나섰다. (본보 지난해 4월 16일자 36면 참조)
동아리 회원 배경진(22ㆍ심리학) 위대한(24ㆍ경영학) 정현영(24ㆍ경영학) 임수연(22ㆍ심리학) 박새봄(20ㆍ경영학) 김소영(20ㆍ경영학)씨 등 6명은 지난해 수공예 천연비누를 만들어 팔아 100여 만원의 수익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12월부터 친환경 에코백 ‘블루밍 백’(Blooming Bag)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팀원은 2명을 제외하고 다시 새롭게 꾸려졌다.
이들이 수익사업에 발벗고 나선 것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 후원시설인 ‘나눔의 집’ 재정의 80% 이상이 기부금으로 충당되는 등 외부 의존도가 높기 때문. 배경진씨는 “후원금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만드는 게 우선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배씨는 “비누를 만들어봤더니 대량생산도 어렵고, 수익창출에도 한계가 있었다”며 “좀 더 이윤을 많이 남기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아이템으로 가방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려대 공모전에 사업계획을 제출, 학교로부터 자본금 300만원을 지원받았다. ‘나눔의 집’의 동의를 얻어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순덕 할머니의 작품 ‘못다 핀 꽃’의 그림 일부를 프린팅 도안으로 활용했다. 단가 5,588원으로 주문 제작한 가방은 지난 달 말부터 교내 북카페와 홀리스 커피 양재점에서 개당 1만원에 판매에 들어가 현재까지 250개를 팔았다. 이 달 중순까지 500장 전량을 판매하는 게 목표다.
판매수익금 전액은 두 번째 가방을 출시하는 데 쓰거나, 국제평화인권센터 건립비용에 보탤 예정이다. 배씨는 “기업과 연계해 생산량도 늘리고 새로운 판로도 개척하는 등 수익 확대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들은 다음 달 디자이너 김성윤씨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도안으로 두 번째 에코백도 선보일 계획이다.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경제적인 이익을 저희는 추구합니다.” 배씨 등은 “우리가 소비하는 물품인 가방을 통해 시민들이 역사적인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고, 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격려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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