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 신문이 5일 중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20 시험기 개발이 완료돼 이르면 2017년 실전 배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군관계자 등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중국 공군력이 이미 일본 자위대를 능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젠-20이 스텔스 성능과 항속거리, 전투능력 등에서 미국의 최첨단 F22 랩터 전투기 수준에 이르려면 10~15년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중국 공군의 급속한 현대화가 동아시아 군사력 균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AFP통신은 "젠-20은 대형 미사일을 장착하고, 공중 급유를 통해 미군 기지가 있는 괌까지 운항할 수 있다"면서 "중국 국방부는 젠-20 개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젠-20이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수일 내로 시험비행에 들어간다"며 "스텔스 전투기 개발은 서방의 예상보다 10년 가량 빠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9일 중국을 방문하는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2년 전 미 의회에서 "2020년까지 미국은 스텔스 전투기를 1,000기 이상 보유하겠지만, 중국은 1기도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의 공군력 우위를 낙관했었다. 그러나 군사전문가 쑹샤오쥔(宋曉軍)은 "중국 동남 연안에 젠-20기 500대가 배치되면 일본에서 필리핀에 걸쳐 중국을 둘러싸고 있는 미군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배할 것"이라고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밝혔다. 캐나다의 한 싱크탱크 대표인 핑커푸(平可夫)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공군력 우위 상실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젠-20 시험기 개발 보도는 전언 형식을 취하고 있어, 그 진위가 공식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미 항공전문지 에비에이션 위크가 지난달 말 젠-20 시험기 추정 사진과 기사를 공개하자 일본, 미국의 언론들에서 전문가 말을 동원한 추측 보도가 혼란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젠-20 시험기 출현으로 세계가 깜짝 놀라고 있다"며 세계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전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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