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보고 땅을 봐도 내가 왜 친이(친이명박계)인지 모르겠다.""나는 친이 의원 중에 친한 의원들도 없는데 내가 왜 친이냐."
지난 4일 대구 시내 한 음식점에서 한나라당 친박근혜계 의원들 일부와 만찬을 함께한 배영식(대구 중구남구) 의원이 농반진반으로 던진 하소연이다. 평소 친이계로 분류되는 배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당 안팎에서는'월박'(越朴ㆍ친이계에서 친박계로 넘어감) 선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를 계기로 영남권 일부 의원들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월박'을 시도할 가능성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박 전 대표의 최근 대구 방문에서 일부 드러났다.
5일 박 전 대표와 대구시 국회의원들의 오찬 모임에는 친박계 의원 3명이나 빠졌지만 친이계인 주호영(대구 수성을) 이명규(대구북갑) 배영식 의원 등은 모두 참석해 1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 중립으로 분류되는 이철우 의원(경북 김천)도 지난 4일 경북도청을 찾은 박 전 대표에게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
'월박'이라는 말은 2008년 쇠고기 파동 등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쳤을때 일부 친이계 의원들이 친박계로 이동하는 모습을 두고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둘러싼 계파간 갈등이 뚜렷해지자 친박계의 확산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