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채권단 오락가락… 무책임 행태" 질타

[현대그룹 가처분 기각]현대차에도 "혼란 야기" 일침

법원이 4일 가처분신청을 기각하면서 채권단의 손은 들어줬지만, 그 동안 채권단이 보여준 무책임한 행태를 강하게 질타하는 내용을 이례적으로 결정문에 포함시켰다.

재판부는 "채권단이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 컨소시엄이나 언론 등의 의혹제기에 쉽게 흔들려 일관되지 못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매각 주체임에도 불구, 애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는 가격만 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현대그룹으로 덜커덕 결정했다가, 곳곳에서 '승자의 저주' '투명성' 우려가 제기되자 뒤늦게 기준을 바꾸는 등 이 모든 혼란을 채권단 스스로 자초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왕좌왕, 오락가락식 태도를 보였다는 게 재판부의 지적이다.

재판부는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관해 전적인 재량을 가지고 있음을 확약했으면서도 (현대차측은)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해 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끝으로 "이 사건과 같은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앞으로 공적 자금이 투입된 기업들의 대형 M&A 때 어떤 원칙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교훈을 줄 수 있어 다행스럽다"고 덧붙였다.

손재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