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파주 독수리 월동지' 천연기념물 될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파주 독수리 월동지' 천연기념물 될까

입력
2011.01.04 13:37
0 0

2007년 12월 7일 문화재청은 경기 파주시 장단면 거곡리의 밭 5만1,621㎡를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지정 명칭은 '파주 독수리 월동지'. 1997년과 2004년 독수리들이 떼죽음 당한 뒤 나온 독수리(천연기념물 제243-1호) 보호 조치였다. 임진강과 파주 장단반도 일대에는 많게는 1,000여 마리에 이르는 독수리들이 몽골에서 11월 말 날아와 겨울을 나고 이듬해 3월 돌아간다.

당시 30일 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독수리 월동지가 지정될 예정이었지만 파주시가 브레이크를 걸었다. 활발한 남북경협 분위기 속에 장단반도의 개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시는 월동지를 군내면 정자리의 삼국시대 유적 덕진산성 쪽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국조류보호협회는 "시가 추천한 지역은 산악지대에다 사유지가 많아 (독수리 월동지로) 적당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월동지 지정은 흐지부지됐다.

3년이 흐른 지난해 12월 역대 최대의 독수리 떼죽음이 발생하면서 문화재청이 다시 독수리 월동지 지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문화재청은 "독수리 월동지를 지정할 필요성이 있어 내부 논의 중에 있고, 12월 말 후보지를 시찰했다"고 4일 밝혔다. 문화재청이 눈 여겨 보는 지역은 3년 전 무산됐던 임진강 북쪽 장단반도. 일반인 출입이 제한적인 민간인통제구역이라 독수리 월동지로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이곳에 먹이인 동물 사체를 정기적으로 놓아두면 독수리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월동지가 조성된다는 것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아직 검토 단계이고, 관리해야 할 파주시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아직 독수리 월동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파주시의 입장이 큰 변수다. 관리 단체가 원하지 않을 경우 문화재청이 강압적으로 지정할 수는 없다. 한국조류보호협회는 재추진 움직임을 반기고 있다. 김성만(63) 협회장은 "먹이를 찾지 못한 독수리들이 농가까지 내려오거나 음식물 찌꺼기를 찾아 헤매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천연기념물이고,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조류라 한 곳이라도 체계를 갖춰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