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국립대 교원의 성과연봉제가 당초 계획보다 2년 늦춰진 2015년 전면 시행된다. 교수들의 성과 등급별 연봉 격차 또한 완화돼 정부의 국립대 개혁 의지가 후퇴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국립대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공무원 보수규정 개정안이 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월 새학기부터는 신임 교원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가 도입되고, 2013년에는 비정년 교원, 2015년에는 정년 교원을 포함한 전체 교원으로 대상이 확대된다. 당초 비정년 교원은 2012년, 정년 교원은 2013년에 성과연봉제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성과연봉제가 시행되면 기존의 봉급과 수당을 합한 기본연봉과는 별도로 매년 2월말 연구 성과를 평가해 성과연봉을 받게 된다. 성과 등급은 S, A, B, C의 4등급으로 나뉘며 특별히 뛰어난 성과를 낸 교원에겐 SS등급도 부여할 수 있다. SS등급은 평균 성과연봉의 2배 이상, S등급은 1.5~2배, A등급은 1.2~1.5배를 받는다. B등급의 성과연봉은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고, 최하 등급인 C등급은 성과연봉을 아예 받지 못한다. 지난해 10월 입법예고안에서는 SS등급 2.5배 이상, S등급 1.7배 이상, A등급 1.2배 이상으로 정했으나 개정안에서는 격차 기준이 하향조정됐다.
올해 국립대 교원 성과급으로 책정된 예산은 504억원으로 교원 총원인 1만6,000명으로 나눈 1인당 평균 성과연봉 액수는 315만원이 된다. 연구 성과가 최상위 등급인 SS등급은 평균 성과연봉의 2배인 630만원 이상을 받는 반면 최하위 등급인 C등급은 성과급이 없어 같은 경력의 교수라도 실적에 따라 총 연봉 격차는 최대 630만원까지 벌어지게 된다.
특히 성과연봉은 다음해 기본 연봉에 반영되기 때문에 연구 실적이 좋은 교수와 그렇지 않은 교수의 보수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연봉 6,000만원인 교수의 경우 4년 연속 S등급을 받으면 연봉이 7,000만원선으로 오르지만 연속 C등급을 받으면 산술적으로 연봉이 동결돼 최대 1,000만원 이상의 연봉 격차가 생긴다.
등급별 인원은 S등급 20%, A등급 30%, B등급 40%, C등급 10%이며 대학 사정에 따라 각각의 등급 비율을 ±5%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제도 시행에 대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적용 시기를 조정했으며, 시행 초기인 점을 고려해 연봉 격차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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