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재정위기에 직면한 스페인의 경제회복을 위해‘백기사’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그러나 중국의 속내는 스페인을 통해 유럽연합(EU)의 대 중국 무기수출 금지조치를 풀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중국의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는 4일 스페인과 독일, 영국 등 유럽3개국 공식 방문에 앞서 스페인 현지 일간 엘 파이스에 기고한 글에서 “재정 위기에 직면한 스페인 공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리 부총리는 기고문에서“중국은 장기적으로 유럽 금융시장, 특히 스페인에 대한 책임있는 투자국으로 스페인 금융시장을 신뢰한다”며 “이 같은 신뢰는 중국으로 하여금 스페인 공채 매입에 나서게 하고 있고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중국은 스페인이 경제회복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확신하며 스페인이 위기 극복을 위해 취한 조치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그리스와 포르투갈에 대해서도 채권 매입 의사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에 대해선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홍콩 밍바오(明報)는 4일 이와 관련 “중국의 스페인에 대한 지원배경은 EU가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건 이후 취해온 대중국 무기수출 금지조치를 풀기 위한 자구책”이라며 “이를 위해선 전체 EU 성원국들로부터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스페인이 주동적으로 중국 편에 서서 이를 지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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