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이재영)는 남편과 간통한 것으로 의심되는 여성에게 “너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나 잘못 건드렸다”는 등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수십여 차례 보낸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A(36)씨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08년 9월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남편의 휴대폰으로 B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A씨는 “남편의 자백도 있고, 니가 보낸 문자도 있고, 경찰서 가서 상담 받고 올 테니 기다려”는 최초 문자메시지 이후 “너 내가 무섭니, 전화 받지” 등의 내용으로 B씨에게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7개월에 거쳐 37차례 보냈다.
A씨는 B씨에게 공포심과 불안감을 유발시켰다는 이유로 약식기소돼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자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1심은 이에 대해 “A씨가 일방적으로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보내지 않고 B씨와 서로 주고 받았고, B씨가 A씨를 자극하지 않았다면 이런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지 않았을 수도 있다”면서 “문자메시지 내용도 B씨를 비아냥거리거나 자신이 취할 조치를 알리는 수준”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도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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