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레이스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최고 관심사는 '박근혜 대세론'의 지속 가능 여부다. 박 전 대표의 독주 체제가 내년 12월 대선까지 계속될 것인지, 아니면 대선 1, 2년 전엔 대세론의 주인공이었던 주자가 정작 대통령이 된 적이 거의 없는 징크스가 재연될 것인지에 대해선 엇갈린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지율이 35%가량에 이르는 박 전 대표와 2위 그룹의 격차가 너무 큰 데다 후발 주자들의 지지도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들어 대세론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보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역대 대선에서 대세론은 예외 없이 허물어졌다. 고건 전 총리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과거 한나라당 대표), 박찬종 전 의원 등은 1997년 대선 이후 '대세론 필패 공식'을 썼다. 대세론을 업은 주자는 다른 주자들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고, 대중에게 식상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위험적 요소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과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상황이 크게 달라 그 공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반론이 적지 않다. 고 전 총리와 박 전 고문의 경우 대중적 인기는 높았지만 정치권에 지지 의원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와 다르다는 것이다. 친박계 의원은 벌써 50~60명에 이른다. 또 이회창 대표는 아들의 병역 문제 때문에 대세론을 스스로 무너뜨린 경우라 단순 비교를 할 수 없다.
흥미로운 부분은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박 전 대표가 당내 경선에선 대세론에 힘입어 무난히 승리한다 해도 본선에선 접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일보ㆍ미디어리서치(12월 26, 27일) 조사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장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 한명숙 상임고문, 정동영 최고위원 등 야권 '빅4'의 지지도를 합하면 18%로, 박 전 대표를 (33.5%)를 상당히 추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두관 경남지사 등 다른 야권 후보 4명까지 더하면 지지도는 20%를 넘긴다.
대선을 앞두고 진보개혁 성향의 야권이 단일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하면 예측할 수 없는 게임이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야권 지지층 중 현재 지지하는 대선주자가 없다거나 모른다고 답한 무응답층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더한다. 한국일보 조사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지지자와 호남 유권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무응답자가 많았는데, 이들이 야권 단일후보 쪽으로 옮겨갈 경우 '야권 단일화 시너지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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