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벽두부터 백화점업계가 '상품권 전쟁'에 돌입했다. 기업 고객들을 겨냥한 5,000만원짜리 고액 세트까지 등장했고, 200만원 상당의 순금까지 덤으로 얹어주는 등 판촉 경쟁도 치열하다. 일각에서는 고액상품권이 현금화할 경우 뇌물이나 비자금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3일부터 29개 전 점포에서 '설 상품권 프리미엄 패키지' 판매를 시작했다. 5,0000만원짜리 30세트를 비롯해 3,000만원ㆍ1,000만원ㆍ500만원 세트 등 4종류다. 현대백화점은 3,000만원과 1,000만원 상품권 패키지 'H-Nobility'를 800세트 한정 판매하는데, 고객들이 1만원과 5만원, 30만원, 50만원 상품권을 원하는 대로 구성토록 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전국 9개 점포와 이마트 133개 점포에서 '설 상품권 트리니티 패키지'를 선보였다. 5,000만원 100세트, 3,000만원 300세트, 1,000만원 3,000세트 등 총 3,400세트다.
고액 상품권 세트 판촉을 위한 경품 경쟁도 후끈 달아올랐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말까지 100만 원어치 이상을 구입하는 법인 중 추첨을 통해 1등 1곳에 5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는 등 모두 17곳에 추가 혜택을 줄 예정이다. 특히 5,000만원 세트 구매 시에는 토끼 그림을 새긴 순금 바 33.75g(9돈)이나 상품권 200만원을 준다.
현대백화점은 3,000만원 패키지 구매 고객에게 105만원 상당의 영광 참굴비 세트나 상품권 90만원을 증정키로 했고, 신세계백화점도 5,000만원 세트를 구매하면 150만원 상품권과 25만원권 기프트 카드를 줄 예정이다.
손을경 롯데백화점 마케팅팀장은 "상품권은 가장 선호하는 설 선물 품목인데다 지난해 경기 흐름이 좋았던 만큼 기업들의 직원 선물용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적인 고액 상품권 판매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상품권의 경우 현금화하기 쉽고 추적도 불가능해 뇌물이나 비자금으로 쓰일 수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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