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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후계자 등극 100일/ 김정일 그림자 속 권력장악·우상화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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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후계자 등극 100일/ 김정일 그림자 속 권력장악·우상화 진행

입력
2011.01.0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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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한 지 4일로 100일을 맞는다. 김정은의 등장 이후 북한 내부 권력지형에는 변화가 일었고,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인해 남북관계도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김정은 후계체제 정착 여부와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지난 100일간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9월28일 새벽 김정은이 전날 '인민군 대장'에 지명됐다는 사실을 긴급 타전했다. 대외 공식발표에 김정은의 실명이 처음 공개된 것이다. 북한은 이어 같은 날 조선노동당 3차 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을 군부 2인자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중앙위원에 선임했다. 권력세습 작업이 군부 장악을 축으로 추진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처럼 김정은은 공식무대 데뷔와 함께 권력 핵심부로 곧바로 직행했다. 2008년 중순 김정은의 존재가 처음 외부에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불과 2년여 만에 압축적인 후계구축 과정을 밟았다고 볼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3일 "김 위원장으로서는 남한의 보수 정권 출범과 북핵 6자회담 중단 등 북한을 둘러싼 대내외 정세가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자 후계구축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떠들썩한 등장과 달리 비교적 조용한 후계수업을 받고 있다. 독자 행보 없이 주로 김 위원장의 외부활동을 보좌하며 얼굴을 내미는 식이다. 당 대표자회 이후 김 위원장은 총 49회의 공개활동을 가졌는데 김정은은 34차례 수행명단에 포함됐다(2010년 12월23일 기준). 산업시설 시찰(9회)과 공연관람(10회)이 대부분이고 군 부대 시찰은 4차례에 그쳤다. 횟수는 적었지만 김 위원장은 군 부대를 찾을 때마다 어김없이 김정은을 데려가 군을 중시한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반면 김정은의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우상화 작업은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 소식통은 "김일성 주석의 젊은 시절 모습과 유사한 이미지 메이킹, '발걸음' 등 김정은 찬양시ㆍ노래 보급, '대장복' 구호판 설치 등 북한 주민에 대한 김정은의 노출 빈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김정은은 독자적인 권력 기반 확충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는 김정일 시대와 비교할 때 정책실패가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제기관인 군부와 공안기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정은이 군대내 조직과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정찰총국 등 각종 기관을 직접 관장하면서 상호 견제토록 해 안정적인 권력 세습을 도모할 것이란 얘기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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