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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풍, 녹색 테이블 강타

입력
2011.01.03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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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에이스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중국 귀화 선수 석하정(25ㆍ대한항공)이 명실공히 국내 여자 탁구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석하정은 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64회 종합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팀 동료 김정현을 4-1(11-8 10-12 11-9 11-9 11-7)로 물리쳤다. 이로써 지난 대회 우승자인 석하정은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종합선수권 2연패를 달성하며 '탁구퀸'으로 떠올랐다.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17위의 석하정은 지난 9월부터 세계 20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며 한국 여자 탁구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72㎝의 이상적인 체형을 지니고 있는 석하정은 최근 '철옹성'의 중국 선수들까지 잇따라 물리치고 있다.

석하정은 중국 귀화 선수 1호로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획득에 기여했던 당예서(대한항공)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 1위를 비롯해 종합선수권 우승과 그랜드 파이널스 준우승 등 국내외 선수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도 한 석하정은 단체전 동메달을 따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그는 난적 홍콩과 조별리그에서 '듀오' 장화준과 티에야나를 차례로 꺾으며 한국의 4강 진출에 앞장섰다. 또 4강 중국과 경기에서는 리샤오샤를 꺾는 등 중국 선수들에게 강세를 보였다.

석하정의 상승세는 지난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그랜드 파이널스 대회에서도 이어졌다. 상위 톱랭커 16명만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석하정은 헝가리 선수가 독감으로 불참한 덕에 행운의 출전권을 얻었다. 호쾌한 드라이브로 상위 랭커들을 물리친 석하정은 준우승까지 차지하는 놀라운 행보를 보였다. 국제대회에서의 호성적으로 자신감을 높인 석하정은 종합선수권 단식 4강에서도 '수비 탁구의 1인자' 김경아(대한항공)를 4-3 접전 끝에 물리치는 등 위기 관리 능력도 향상되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정신력이 향상되고 있는 석하정은 보다 높은 곳을 향하고 있다. 2008년부터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석하정으로선 2010년보다 2011년이 더 기대감을 낳고 있다. 강희찬 대한항공 감독은 "경기를 통해 구력이 쌓이면서 점점 좋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 구질은 충분히 중국을 넘어설 수 있는 재목이다. 정신적인 측면만 보강된다면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석하정은 "지금껏 국제 대회에서는 준우승이 최고 성적인데 올해는 꼭 정상에 오르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한편 이어 열린 남자 단식 결승에서는 조선족 출신의 정상은(삼성생명)이 김민석(한국인삼공사)을 4-3으로 제압하고 국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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