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가 2일 120만명 고지를 넘어서며 초반 파죽지세의 흥행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영화계에선 어느 정도 예상한 흥행 수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흥행 몰이의 지속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라스트 갓파더’가 2일까지 모은 관객은 121만6,077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이다. 지난 주말(31일~2일) ‘라스트 갓파더’를 찾은 관객만도 94만662명으로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위 ‘헬로우 고스트’(49만3,457명)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라스트 갓파더’의 초반 돌풍은 충무로에서 예견돼 왔다. 2007년 ‘디워’로 갖은 화제를 뿌린 심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미국 유명 배우 하비 케이틀을 캐스팅해 미국에서 촬영했다는 점 등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추억의 바보 캐릭터 영구를 스크린에 다시 불러내고, 심 감독이 TV 등에 적극 출연해 영화를 알린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가족 단위 관객을 겨냥한 게 ‘라스트 갓파더’ 초반 흥행 질주의 요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영화의 인지도가 높은 상태에서 다양한 연령층이 극장을 찾게 됐다는 것이다. ‘라스트 갓파더’의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족영화가 없어 이에 대해 관객들이 갈증을 느낀 듯하다. 한파 덕도 좀 본 것 같다”고 밝혔다.
흥행세가 계속될지에 대해선 “장기 흥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혹평이 많아 곧 꺾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3일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라스트 갓파더’는 30일~5일 기준 예매순위 1위(31.66%)지만 관객평점은 14위에 그치고 있다. 이상규 CGV 홍보팀장은 “‘라스트 갓파더’는 입소문이 늦게 퍼지는 중장년층 관객이 많이 찾고 있어 영화평이 좋지 않아도 관객이 쉽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반면 한 영화제작자는 “‘디워’는 볼거리라도 있었지만 딱히 볼거리가 없는 ‘라스트 갓파더’의 흥행 결과는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워’는 842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디워’ 논란의 재연도 흥행 전선의 변수다. 2007년 ‘디워’를 강하게 비판했던 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최근 ‘라스트 갓파더’를 비판하면서 심 감독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진씨는 “유감스럽게도 난 한 번 불량품을 판 가게에는 다시 들르지 않는 버릇이 있어서 이번에는 봐 드릴 기회가 없을 거 같다”는 글을 지난달 29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트위터에 남겼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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