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카드'가 성공할 수 있을까.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을 대비해 새로운 전술 실험에 나선다.
4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알 자지라 클럽과 아시안컵 대비 최종 모의고사를 치르는 '조광래호'는 '구자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조 감독은 지난 시리아전(1-0 승)에서 박지성(2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맡았던 자리를 구자철(21ㆍ제주)에게 넘겨 새로운 전술 운영을 실험할 예정이다.
역대로 대표팀에서 원톱 뒤를 받치는 처진 스트라이커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 임무를 제대로 해낸 선수가 드물었다. 그동안 대표팀에서는 지네딘 지단(프랑스)과 같이 공수 조율은 물론이고 날카로운 공격력을 겸비한 인재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마땅한 공격형 미드필더의 재원이 없었던 한국은 4-4-2 포메이션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나서야 했다. 일명 '박지성 시프트'라고 해서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기도 했지만 빛을 보진 못했다. 지난 시리아전에서'박지성 시프트'를 썼던 조 감독은 전술이 기대에 못 미치자 '구자철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동안 대표팀 내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 적임자가 없었다는 측면에서 '구자철 카드'의 활용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속팀과 청소년대표팀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구자철이 알 자지라와 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새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대표팀의 전술 운영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조광래호'로선 구자철과 같은 젊은 피가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여준다면 앞으로의 대표팀 운영 과정에서 큰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제주 돌풍'에 기여한 구자철은 빼어난 공격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구자철은 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제주의 K리그 준우승을 이끌었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차지하는 데도 결정적인 구실을 해냈다.
특히 아시안게임 이란과의 3ㆍ4위전에서 중거리포를 터트리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구자철이 중앙에서 공수 조율은 물론이고 날카로운 '킬패스' 등을 선보인다면 박지성과 이청용(볼턴)의 좌우 날개도 한층 더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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