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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 신년사/ "새 10년 시작, 인재와 문화가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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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 신년사/ "새 10년 시작, 인재와 문화가 힘이다"

입력
2011.01.0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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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와 '문화'!

재계 총수들이 3일 신년사를 통해 밝힌 2011년의 공통된 경영 화두다. 새로운 10년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하며 총수들은 하나같이 앞으로 10년이 도전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문화'의 변화를 주문했다. 혁신과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역시 사람이며, 이러한 인재를 북돋는 문화가 기업의 생사를 좌우할 것이란 얘기다. 재계 총수들은 특히 이러한 노력의 궁극적 목표가 고객의 만족과 공동체의 행복임을 분명히 해, 본말의 전도를 경계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창조와 혁신, 동반성장으로 새로운 10년을 맞이하자'는 제목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그는 "삼성은 이제 21세기를 주도하며 흔들림 없이 성장하는 기업, 삼성가족 모두 안심하고 일에 전념하는 기업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사업구조가 선순환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회장은 이어 "주주와 고객, 협력업체는 물론 우리의 모든 이웃과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사회적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며 선순환의 의미를 밝히고,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 것을 지시했다.

그는 특히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를 키우고 유망 기술을 찾아내는 한편 창의력과 스피드가 살아 넘치고 부단히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도 '고객이 원하는 경쟁력'과 '동반 성장'을 화두로 던졌다. 그는 3일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미리 준비된 원고 대신 "소비자 입장에서 차는 큰 돈이 필요한 비싼 물건"이라며 "고객 요구를 알기 위해 토론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아차 K5, K7이 성공한 것도 고객의 요구를 알았기 때문"이라며 "모든 선택은 고객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도 신년사에서 "올해 고객과 인재를 중시하는 창의적인 글로벌 조직문화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주요 경영 과제의 하나로 '사회 공헌 및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강화'를 제시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그림의 틀인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 대응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과 성장이 끊임없이 일어나야 하며, 이를 실행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또 이러한 변화를 장기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이 문화"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람과 문화의 변화를 통해 프레임에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문이다. 최 회장은 전설 속의 붕새를 타고 만리를 날아 간다는 뜻으로 "우리 앞에 펼쳐진 붕정만리(鵬程萬里)를 향해 정진해 나가자"며 신년사를 마쳤다.

구본무 LG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새해인사모임에서 "이제 시장 선도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고객가치 창출 ▦미래준비 계속 ▦자기주도 문화 구축 등을 당부했다. 그는 "우리 자신이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 되어 고객의 잠재된 욕구까지 만족시키는 데 사업의 방향을 맞춰야 한다"며 "품질, 납기, 성능을 포함한 기본적인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데 있어서도 한치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LG의 내일을 이끌어 갈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며 "모든 구성원이 고객을 위한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경북 포항시 포스코 대회의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를 '지식생산성 향상의 해'로 선언한 뒤, 우량 사업 구조를 뜻하는 업(業), 글로벌 무대를 의미하는 장(場), 초일류 경영체제의 구현인 동(動)에 다기능인 육성을 내 건 인(人)을 경영 전략 키워드에 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창수 GS 회장은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신년모임에서 "창의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으며 우리의 사업도 이에 걸맞게 업그레이드 돼야 하고, 그러자면 우리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물론 쉽지 않으며 그래서 꼭 한가지 필요한 것이 바로 진정성"이라고 일갈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교토삼굴'(狡兎三窟ㆍ토끼는 평소 3개의 땅굴을 파 놓아 위험이 닥쳐도 슬기롭게 피한다는 뜻)과 '탈토지세'(脫兎之勢ㆍ위기가 닥쳤을 때에도 민첩하게 움직이는 토끼의 행동을 의미) 등의 고사성어를 인용,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그는 또 현대건설 인수전과 관련, "혼연일체가 되어 모든 역량을 결집한다면 현대건설은 반드시 우리 품으로 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자홍 LS 회장도 "존중과 배려, 신뢰를 기반으로 주인의식을 가진 인재들이 열린 마음으로 협력하여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경영이념인 LS파트너십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어윤대 KB금융회장이"모든 고객에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민의 금융회사'를 구축할 것"을,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로 '글로벌 톱 50'이라는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만큼 세계화를 최고의 가치로 혁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또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질적 성장을 통한 리딩 금융그룹'을, 류시열 신한금융 회장이 '새로운 성장 플랫폼 구축'을 신년사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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