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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 25년 맞는 KCC 여주공장 가보니/ "고기능성 판유리로 미래를 비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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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 25년 맞는 KCC 여주공장 가보니/ "고기능성 판유리로 미래를 비춰라"

입력
2011.01.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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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0일 경기 여주 KCC 판유리 공장. 밖은 영하 15도의 강추위이지만 안은 숨이 막힐 정도의 열기로 가득하다. 모래와 소다회, 석회석 등 원료가 1,600도의 용융로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간 뒤 유리 물로 바뀐다. 잠시 후 유리물이 수 백도가 넘는 주석이 깔려 있는 주석로 안으로 들어 갔다가 빠져 나와 서서히 냉각되는데, '톱롤'(Top Roll)이라는 바퀴 모양의 쇠 팔이 밖으로 당기고 안으로 모아줘 원하는 두께의 유리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든 판 유리는 고정밀 카메라의 검사를 거쳐 주거용, 상업용 건물 외장재를 비롯해 자동차 유리, 가전제품 등 산업용에도 널리 쓰인다. 판유리를 산업의 밑받침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주공장에 4개 라인을 가동 중인 KCC는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판유리를 만들고 있다. 한국 최초의 유리회사 한국유리공업은 이미 프랑스의 유리회사 생꼬방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상태. 최선봉 공장장(상무)은 "생꼬방 같은 회사의 기술력과 중국 회사들의 저가 공세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KCC는 건축용 로이(Low-Eㆍ 유리 표면에 금속과 금속산화물을 얇게 코팅해 열 손실을 최소화 한 것)유리, 평면디스플레이용 유리, 자동차용 유리 등에서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리산업은 원가의 상당부분을 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소다회는 전부, 규사는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원료와 에너지를 덜 쓰고도 부가가치가 높은 유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때문에 유리업계는 친환경 고효율 건축 유리인 로이유리 생산에 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국내 최초로 로이유리를 상업 생산한 KCC를 비롯, 한국유리공업에 이어 최근 LG하우시스가 가세했다. 2012년부터 창호 에너지 효율 등급제가 시행되면 현재 10%에 불과한 로이유리 보급률이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 공장장은 "자체 기술로 로이유리는 물론 신개념 로이유리(E-max) 까지 만들고 있기에 기술력은 자신 있다"며 "현재 여주 공장의 4개 라인에서 주로 이 유리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7년 설립된 여주공장은 2011년 문을 연 지 25년째를 맞아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다. 이날 여주공장 한 켠에서는 건축용 유리를 만들던 1개 라인을 다 뜯어내고 자동차 유리용 '제5라인'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시무 부공장장(이사)은 "기존 자동차 유리보다 두께는 얇으면서도 충격 흡수 등 성능은 그 이상을 유지하는 자동차 유리를 만드느냐 여부가 기술력의 차이를 좌우한다"며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회사만 생산 가능한 1.2mm 두께의 유리를 양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체 공정의 75%가 이뤄진 상태. 건축은 다 마무리 했고 설비를 설치 중인데 올 7월부터는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이다.

KCC는 스마트 폰 등에 쓰이는 고강도 판유리에 대한 연구개발(R&D)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코닝의 유리 '고릴라'가 0.7mm 두께로 독보적인 가운데 KCC 역시 최대한 두께를 얇게 만들기 위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최 공장장은 "지금껏 합작이나 기술 도입에 의해 기술을 얻었다면 이제는 자체 개발한 기술이 없이는 유리산업에서 퇴장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세계 최초로 개발한 '첨단 탄소 나노 튜브를 이용한 투명 히터'유리를 비롯, 솔라 유리 등 고부가 가치 유리 연구 개발 및 양산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주=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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