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나라 빚이 올해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00%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국채와 지방채를 합친 일본 전체 국가채무는 올 연말에 GDP대비 204.2%로, 내년에는 210.2%로 악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136.8%) 아일랜드(112.7%)보다 높은 OECD 최악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은 가계 금융자산이 국가채무보다 훨씬 많아 재정악화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그리스나 아일랜드 같은 위기에는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본 국채의 70% 가까이를 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고 금융기관 자산은 예ㆍ적금 등 안정된 가계 금융자산이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 자금순환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부채를 뺀 가계금융 순자산 잔고는 약 1,080조엔으로 2011년도 말 일반국채 추정 잔고(약 668조엔)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시장환경 변화로 금융기관이 자산운용을 조정해 국채 보유를 줄이면 일본 국채의 국내 소화가 어려워진다. 국제적으로 낮은 현 금리수준으로는 일본 국채를 사려는 해외투자가가 없을 것이므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장기금리가 3% 정도까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세수의 절반에 해당하는 20조엔으로 부풀어오른다는 추산도 있다. 일본 정부는 2020년도까지 채무잔고 팽창을 막는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세제개편 없이 실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