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은 전투에 가장 적합한 복장 착용하라"
김관진 국방장관이 1일 전군에 하달한 올해 첫 지휘서신에서 "전투복은 이등병에서 장군까지 전투에 가장 적합한 복장을 착용하라"고 지시했다. 사실상 사제 전투복 금지령이다. 국방장관이 장군들의 복장문제를 거론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김 장관은 서신에서 "군 본연의 야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상급자부터 권위의식과 불필요한 격식을 누리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군대 문화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다름 아닌 전투복을 예로 들었다. 계급이 올라갈수록 사제 전투복을 선호하는 삐뚤어진 군 문화에 일침을 놓은 셈이다.
실제 영관급 장교나 장군의 상당수가 보급품이 아닌 맞춤형 전투복을 입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군인복무규율이나 군인복제령 등에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어 개인적 판단에 맡겨두고 있는 실정이다. 군 부대 주변에서 거래되는 사제 군복은 한 벌에 10만원 선이다.
군 관계자는 2일 "맞춤형 군복은 보급품에 비해 전투시 활동성은 떨어지지만 내 몸에 꼭 맞기 때문에 좀더 멋스럽다"며 "선물로 받든, 제 돈으로 사든 다들 입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병사들이야 복장 불량으로 종종 지적되곤 하지만 장교들이 그랬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해 말부터 단계적으로 신형 디지털 전투복을 보급하고 있다. 기존 전투복에 비해 착용성과 활동성을 강화한 최신 소재를 사용했다. 때문에 김 장관의 발언은 전투복 자체보다는 장교들의 정신자세를 지적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군 관계자는 "장관이 오죽하면 전투복 얘기까지 꺼냈겠느냐"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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