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 인민군에서 연일 강도 높은 훈련과 비상경계가 이어진데다 식량마저 턱없이 적게 공급되자 부대마다 탈영병이 속출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일 보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은 이 같은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실력 없는 지휘관들은 모두 자리를 내놓으라"며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방송은 량강도 지구사령부 산하 한 군인의 말을 인용해 "군인들의 체질을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훈련으로 인해 도망치는 병사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워낙 탈영병이 많아 처벌하기도 어렵다"며 "상부에 보고된 탈영병이 10명이면 실제 탈영병은 50명 정도로 많아 군관(장교)들이 이들을 잡아들이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라고 전했다. 이 군인은 "아침에 부대를 탈영해 주변 마을이나 시내를 돌아다니다 저녁에 복귀하는 경우도 많아 동계훈련 일정마저 제대로 집행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군인은 또 "하루 삼시 '짝쌀'(옥수수를 분쇄한 것)을 섞은 밥만 먹고 반찬이라고는 가을에 염장한 배추시래기가 전부인데 그것도 1월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함경북도의 한 국경경비대 소대장은 "김정은이 최근 중앙군사위원회 검열총화회의에서 탈영병 급증 소식을 보고 받고 '평화 시에도 탈영하는데 전쟁이 나면 어떻게 싸우겠느냐'며 격노했다고 한다"고 이 방송에 전했다. 김정은은 이 회의에서 "우리 병사들이 겨울철 부식물 문제로 고생한다는데 이는 전적으로 지휘관들의 욕심과 무능력 때문"이라면서 식량 및 군복 지원과 교양 사업 강화 등 탈영병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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