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 경제, 새로운 10년 열어라/ 현대·기아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 경제, 새로운 10년 열어라/ 현대·기아차

입력
2011.01.02 13:27
0 0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2011년 신묘년에 특유의 품질경영으로 세계 자동차 역사를 새로 쓴다는 포부다. '판매 증대','제 값 받기'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도 나선다. 신흥시장과 친환경차량개발 투자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특히 1월 브라질 공장 착공은 현대ㆍ기아차의 글로벌 생산세계가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판매 목표를 640만대로 잡았다. 사실상 생산시설을 풀 가동, 도요타, 폴크스바겐, GM에 이어 글로벌 빅4에 진입하겠다는 것. 2008년 417만대에서 3년 만에 200만대이상 판매 신장을 이루는 것은 세계 자동차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 같은 성장세 때문에 지난해 최고 권위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는 정 회장을 미주의 앨런 멀랠리 포드 최고경영자(CEO), 유럽의 마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과 함께 대륙을 대표하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거물로 지목했다.

1999년 3월 그가 현대차의 대표이사에 취임했을 때만 하더라도 누구도 이 같은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과 10년 만에 변방 업체에서 글로벌 5에 진입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쏘나타와 아반떼는 경쟁 차종인 도요타의 캠리, 코롤라와 같거나 오히려 높은 가격임에도 베스트셀링카에 꼽힐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를 두고 현대ㆍ기아차가 '판매 증대->제 값 받기->신차 출시'라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성공 신화는 뚝심으로 밀어 부친 그의 품질 경영 때문에 가능했다. 정 회장은 직접 신차를 시운전하고 조금이라도 품질에 이상이 있으면 출시를 늦춘다. 또 수시로 현장을 찾아 생산 현장을 점검하기도 한다.

지난해 러시아 공장 준공식 때는 이 같은 그의 평소 습관이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정 회장은 올해 출시 예정인 러시아 현지 생산 차종 쏠라리스를 푸틴 총리와 함께 시승했다. 하지만 시운전 후 푸틴 총리가 기계 조작 미숙으로 차문을 열지 못하는 우발적 상황이 발생했다. 러시아 측 경호원들과 행사 관계자들 사이에서 일순 긴장감이 흘렸다. 이때 옆자리에 앉아 있던 정 회장이 미소를 머금으며 천천히 장치를 해제했다. 푸틴 총리가 안도하며 하차, 정 회장에게 감사의 악수를 건네자 현지인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평소 신차 품질을 직접 꼼꼼하게 점검하는 그의 습관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정 회장은 올해 또 하나의 도전에 나선다. 바로 브라질 공장 착공이다. 이 공장은 남미 대륙 공략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로써 현대ㆍ기아차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에 현지 생산시설을 갖추는 글로벌 생산체계를 완성하게 된다.

하지만 정 회장은 올해 대내외 환경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우선 경쟁 업체의 도전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리콜 사태에서 벗어난 도요타, 금융위기로 움츠렸던 GM과 포드가 체력을 회복, 현대ㆍ기아차를 공동의 적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변수다. 정 회장은 관세인하 폭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미국에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향상된 품질에 기반해 자신감을 갖고 장기적으로 '제 값을 받을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든든하게 아버지 정회장을 보필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주요 모터쇼에서 참석, 직접 제품을 설명하는 등 뛰어난 글로벌 감각을 보여줬다.

이미 경영 능력도 검증됐다는 평가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아차 K시리즈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K5, K7 등은 그가 기아차 사장 시절 준비한 차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월에는 스위스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 참석, 전세계 정치, 경제 리더들에게 한국을 알리는데 일조 하는 등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640만대 판매 목표와 함께, 부품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도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경영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