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사업자가 결정됐다. 무려 4개 사업자가 새로 방송에 진출한다. 모두 보수 거대 신문사가 대주주들이다. 방송, 나아가 미디어 시장의 빅뱅이 시작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당초 제시한 상대평가 방식을 절대평가로 바꾸고, 사업자수도 제한하지 않았다. 탈락하는 거대 신문사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면서도, 특혜 시비를 없애고 자유경쟁을 통해 미디어산업의 체질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정부는 미디어 구조개편의 당위성으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여론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신문과 방송의 벽을 허물어 미디어산업의 규모를 키우고, 콘텐츠의 효율성을 높이며, 지상파 독점의 채널을 확대해 국민의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편 선정 결과를 보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대표적 보수신문 3곳 모두를 사업자로 선정한 것부터 그렇다. 방통위는 심사위원 명단과 점수까지 공개하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했다고 강조하지만, 얼마든지 자의적 평가가 가능한 항목에서 정치적 배려와 눈치보기가 없었다고 단언할 수 없다.
보수언론의 무더기 종편 진출이 가져올 부작용은 한 둘이 아니다. 지금도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이들에게 방송은 여론 독과점을 더욱 공고히 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 다채널을 통한 여론의 다양성 확대는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크다.
광고시장의 과열경쟁도 심각한 문제다. 종편이 선택할 생존전략은 뻔하다. 기존 광고시장 확보를 위해 지상파와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새로운 광고시장을 노려 신문의 힘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정부를 압박해 특혜를 얻는 것이다. 종편 사업자로 선정되자마자 한 목소리로 규제 완화와 지원 정책을 요구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저질 프로그램 경쟁, 여론 독점, 온갖 특혜로 성장하는 종편은 필요 없다. 미디어산업 선진화, 방송의 공공성과 거리 멀게 소수 여론과 매체까지 마구 잡아먹는'괴물'이 될 것이 뻔하다. 빅뱅과 재앙, 그 갈림길의 향방은 정부가 엄격한 원칙과 자세를 지키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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