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이 많았던 만큼 KB금융은 2011년 새해에는 더 큰 비상을 꿈꾸고 있다. 어윤대 회장은 이미 지난해 7월 취임과 동시에 그룹의 장기비전을 명확히 했다.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해 장차 '아시아 톱 10, 글로벌 톱 50위'의 금융그룹이 되겠다는 것.
이를 위해 그는 KB금융을 '비만증을 앓는 환자'로까지 몰아 부쳤다.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사업을 다각화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변화하는 고객 요구를 충족시키며 ▦글로벌 경쟁력도 높여야 한다는 구체적인 실천과제도 제시했다.
올해는 이 같은 장기비전을 본격적으로 구체화하는 첫 해. KB금융에게는 사활이 걸린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금융은 지난해 10월1일 경기 일산연수원에서 가진 그룹 경영진 워크샵에서 일찌감치 '2011년 4대 전략과제'를 확정했다.
경영진이 채택한 2011년 경영전략 모토는 '고객가치에 기반한 내실성장'. 이를 위해 ▦목표고객 재정립 및 고객가치 극대화 ▦핵심경쟁력 강화 ▦지속성장기반 구축 ▦경영효율성 극대화를 추진키로 했다.
먼저 목표고객 재정립. K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전통적으로 가계 및 중소기업 고객층이 두터웠으나 이제부터는 기관과 대기업 고객을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최근 은행 조직부터 대기업 공략에 맞게 재편하고, 이에 맞는 상품을 개발할 상품부서도 통합해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미래고객 선점을 위해 대학가도 집중 공략할 계획. 이른바 '유스뱅킹'(Youth Banking)을 내세워 전국 50여개 주요대학 정문 근처에 소규모(직원 5명 이내)이면서도 철저히 고객(대학생) 취향에 맞춘 특화점포를 개설키로 했다. 특히 이 곳에는 나이 지긋한 부장급 대신 과장이나 대리급 지점장을 배치해 대학생들과의 눈높이도 맞춘다는 전략이다. 은행 관계자는 "KB의 색깔 대신 대학 특색에 맞춘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점포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복합점포 및 상품 개발이 대대적으로 추진될 전망. KB금융은 이미 지난해부터 기존 은행 점포 안에 KB투자증권 직원이 상주하는 형태의 BIB(Branch in Branch) 점포를 개설하기 시작했다.
지속성장의 기반 마련을 위해서는 은행 외 다른 계열사의 성장이 필수. 이를 위해 KB금융은 보험, 증권 분야의 인수ㆍ합병(M&A) 기회를 상시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해외사업, 특히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도 지점 확충과 공상은행 등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장기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떨어지는 경영 효율성은 어 회장이 취임일성으로 지적했던 부분. 때문에 어 회장은 취임사에서부터 비용수익비율(CIR)을 가장 중요한 경영지표로 지정하고 불합리한 비용을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취임 후 첫 달부터 자신의 월급을 15% 깎으면서 솔선수범에 나섰고 지난해 11월에는 은행 직원의 10%가 넘는 3,244명을 희망퇴직 형태로 감축했다. 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 체중감량을 토대로 2조원대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어 회장이 있다. 그는 특유의 자신감과 추진력으로 취임 전 일각에서 제기됐던 '경영경험 부재'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지난해 말 대규모 구조조정을 잡음 없이 마무리한 것은 그의 카리스마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어 회장은 "취임사에서 밝혔듯 한 평생 금융ㆍ경영 전문가로 쌓아온 모든 명예를 바쳐 KB금융과 한국 금융산업 선진화와 발전을 위한 초석을 쌓아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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