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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문화계 달굴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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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문화계 달굴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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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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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문화의 숲은 어떤 나무들로 채워질까. 봄에는 라틴록의 거장 산타나가 첫 내한공연을 갖고, 가을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려대장경의 1,000년 생일잔치가 열린다. 작곡가 말러의 서거 100주기와 리스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한 클래식 무대는 연중 이어진다. 문화계 주요 이슈를 통해 올 한 해 한국 문화의 흐름을 가늠해 봤다.

말러와 리스트 회고하는 클래식 무대

2010년이 말러(1860~1911)의 탄생 150주기이었다면 2011년은 서거 100주기다. 또 리스트(1811~86)의 탄생 200주기기도 하다. 클래식의 큰 줄기는 각각 후기낭만파와 낭만파 전성기를 대표하는 두 거물로 향한다.

지난해 8월 서울시향이 말러리안(말러 애호가)의 확산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시작한 일련의 시리즈 무대는 말러로부터 무거운 후기낭만파의 부담스런 거두라는 외투를 벗겨 냈다. 매회마다 개성 있는 음악가들을 초청, 보통 사람들을 위한 말러 만들기의 전범을 보여 줬다. 장애 흑인 지휘자 다니엘 드프리스트 등 화제의 뮤지션들을 무대의 중심에 올리는 등 지휘자 정명훈씨를 주축으로 한 기획이 거둔 개가다.

'말러 교향악 주기(symphony circle)'라는 이름을 앞세우고 이 장정을 시작한 서울시향은 1월 교향곡 4번과 5번, 10월 6번, 11월 7번, 12월 8번과 9번 등의 무대로 전년도 연주와 함께 거대한 주기를 끝낸다.

11월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베를린필하모니오케스트라가 3년 만에 다시 내한해 들려 줄 곡 중 하나도 말러의 제 9번이어서 비교의 재미를 선사한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이끄는 실내악 그룹 앙상블 디토의 신예 피아니스트 지용이 2010년 10월 내놓은 데뷔 앨범이 '리스토마니아(Lisztmania)'였다(유니버설 뮤직).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를 비롯해 슈만 등 리스트가 편곡한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이 수록했고 예술의전당 무대에도 올렸다.

거장 백건우는 2011년 6월 예술의전당에서 두 차례에 걸쳐 리스트 전곡 리사이틀을 갖는다. 70년 그가 런던에서 6주일에 걸쳐 가졌던 전곡 연주회를 압축해 재현하는 자리다.

진행형인 문화재 환수 운동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외규장각도서와 일본 궁내청 소장 조선왕실의궤가 언제쯤 국내로 돌아올 것인가도 관심이다.

지난해 한국과 프랑스, 한국과 일본 정부 간에 각각 반환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그 이후의 절차가 지지부진하다. 한국과 프랑스 간에는 현재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위한 실무협의가 진행 중이고, 일본의 조선왕실의궤 반환은 11월에 체결된 한일 정부 간 반환협정에 대한 일본 국회의 비준 과정이 중단된 상태다.

한국과 프랑스는 조속한 시일 내 반환키로 양국 대통령 간 합의가 이뤄졌고 5년마다 갱신하는 대여의 형식으로 돌아오는 것이기에 절차상의 난관은 없지만 일본의 경우 국회 비준 과정이 만만치 않을 수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누구도 정확히 이들 도서의 반환 시기를 알 수 없는 상태지만 문화계는 올해 상반기에는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규장각도서와 조선왕실의궤가 반환되면 이 도서들에 대한 전시, 조사연구 등 활용 방안과 이를 보관할 소장처 결정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외규장각도서는 현재 이를 보관 중인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실무 약정을 체결할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왕실의궤의 경우 이를 반환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민간 단체 조선왕실의궤환수위원회와 불교계 등이 문화재는 원래 있던 제자리에 둬야 한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 조선왕실의궤의 절반 가량은 월정사가 관리했던 오대산 사고에 소장돼 있던 것들이다.

한편 국외문화재의 불법성을 입증하고, 반환 사례 및 국제법 등을 연구할 문화재환수전담팀이 3, 4월께 문화재청 내에 별도의 조직으로 설립될 예정이어서 국외문화재 환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장경 간행 천년축전

2011년은 고려대장경이 간행되기 시작한 지 1,000년을 맞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9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45일간 경남 합천군 가야면 일대에서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이 열린다.

고려대장경은 거란 침입이란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려 현종 2년(1011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모두 70여년이 걸린 뒤 선종 4년(1087년)에 완성돼 대구 팔공산 부인사에 보관됐으나 몽골 침입 때 불에 타 1237년부터 16년간 다시 제작한 것이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이다.

경남도 합천군 해인사 등이 참여하는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는 가야면 야천리 일대에 12만4,600㎡(약 3만7,000평) 규모로 대장경천년관 지식문명관 정신문화관 등을 갖춘 주 행사장을 조성, 올해 6월 완공한다. 축제 기간에는 '천년의 꿈 살아 있는 지혜로 배우다'는 제목의 뮤지컬 등 다채로운 공연이 마련되고 장경판전 체험교실, 대장경 인경체험 행사 등 각종 체험 행사와 전시회가 열린다. 9월 28, 29일 창원 컨벤션센터에서는 고려 대장경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학술대회도 열린다. 또 주 행사장과 해인사까지 6km 구간에'가야산권 문화생태탐방로'가 조성된다.

새 출발하는 국립예술단체

지난해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국립극단(예술감독 손진책),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홍승엽)이 이달 창단공연으로 본격적 활동을 시작한다. 두 단체는 상주단원 없이 작품마다 오디션을 열고 있어 출연진의 실력은 이미 검증을 받은 셈. 티켓 값도 국립극단 1만~3만원, 국립현대무용단 전석 1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20일~2월 13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국립극단의 첫 연극 '오이디푸스'는 그리스 신화 속 비극적 영웅이었던 오이디푸스를 지금 시대의 평범한 가장으로 재해석한다. 이상직 정동환 박정자 등 굵직한 배우들이 강렬하고 원초적인 무대를 만든다.

국립현대무용단은 29, 30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홍승엽 예술감독의 대표작 8편을 새롭게 엮은 '블랙박스'로 발걸음을 뗀다. '데자뷔' '달 보는 개' 등은 외국에서도 큰 호평을 받은 작품. 무용수 23명의 잔 근육을 쫀득한 춤을 빚어낸다.

산타나 첫 내한공연

3월 9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라틴록의 거장 산타나가 마침내 한국의 팬들 앞에 선다. 인간이 전기기타의 기계음에서 얼마나 원초적 열정을 뽑아낼 수 있는지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69년 우드스탁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산타나는 그간 28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해 1억장의 판매고를 올린 전설적 기타리스트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해 9월 발매한 'Guitar Heaven'의 수록곡들을 주로 들려 준다. 비틀스, 레드 제플린, 롤링 스톤스, 딥 퍼플, 지미 헨드릭스 등의 명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곡들도 들을 수 있다. 또 'Smooth' 'Maria Maria' 등의 히트곡과 밥 말리의 명곡을 리메이크한 'Exodus/Get Up Stand Up' 등의 신곡도 라이브 연주로 들을 수 있다.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 탄생 100년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 가면 거대한 청동 조각 '마망'을 만난다. 새끼를 보호하려는 어미 거미의 모성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조각가 부르주아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부르주아는 11년 12월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2010년 5월 31일 미국 뉴욕에서 숨졌다. 꼬박 한 세기를 살며 자전적 소재와 여성성에 바탕을 둔 작품들을 선보인 그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미술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아버지의 불륜을 보고 자란 그는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어머니에 대한 연민을 창작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38년 미국인 미술사학자와 결혼하며 미국으로 이주한 부르주아는 60세가 넘도록 무명으로 지냈지만 71세 때인 82년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여성 최초로 회고전을 연 데 이어 99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페미니즘 작가로 명성을 누렸다.

장병욱기자 aje@hk.co.kr

남경욱기자 kwnam@hk.co.kr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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