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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에서 샤갈까지/ 인터뷰 - 김용걸 한예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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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에서 샤갈까지/ 인터뷰 - 김용걸 한예종 교수

입력
2011.01.0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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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오페라발레단 주역 데뷔 당시 그 순간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어 정말 천천히 무대 위를 굴렀어요. 파리오페라극장 천장에 있는 샤갈의 그림이 그토록 아름답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한국일보 2007년 8월 10일자 인터뷰에서)

아시아 최초로 세계적 명성의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한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 그는 5년 전 무반주 솔로의 컨템포러리 발레 ‘시간의 숨결’로 파리오페라발레단 주역이 된 날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김 교수는 “파리오페라극장 천장에 바그너 차이콥스키 등 14명의 작곡가를 기리는 샤갈의 그림이 있는데 군무일 때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천장화가 조명을 받아 쏟아질 듯 입체적으로 보였다”며 “파리오페라발레단의 레퍼토리인 ‘지젤’ ‘불새’ 등의 장면이 환상적 색감으로 얽힌 그 광경은 지금도 가끔 꿈에 나올 정도”라고 회상했다.

2010년의 마지막 날, 그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을 찾았다. 그리고 잠시나마 파리의 추억을 떠올렸다. 서커스 소재의 그림이 걸린 3층 붉은 방에서 한동안 머문 그는 “빨강이 내게 생기를 불어넣는 것 같다”며 “샤갈을 통해 빨강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됐다”고 했다.

현재 교육자이자 안무가로 활동 중인 그는 샤갈을 “타고난 예술가”라 표현했다. 쥐어짜 내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이 감상하는 이들을 편안하게 한다는 것. 김 교수는 “보석함 모양을 닮은 파리오페라극장은 레드와 골드를 주로 사용하는 고전적 건물인데 샤갈의 천장화는 모던하지만 극장과 잘 어울린다”며 “이게 바로 샤갈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9년 동안 생활한 김 교수는 “평생 이국을 떠돌던 샤갈은 작품에서도 이방인의 정서가 느껴진다”며 “동화처럼 환상적이지만 사물이 둥둥 떠있는데 이는 안착하지 못한 그의 마음이 현실과 분리된 작품으로 드러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샤갈에 대해 “예술성은 부럽지만 이상적 그림을 위해 이상한 사람이 돼 버린 그의 삶은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김 교수는 새해부터 한예종 부설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주임교수를 맡는다. 많은 발레 유망주들을 발굴해 낸 김선희 교수 후임이다. 그는 “무용 영재 학생들에게 샤갈의 그림을 추천하고 싶다”며 “반복되는 생활에, 반복 동작을 계속하는 그들에게 자극을 주기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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