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처럼 한순간일지라도 그 순간을 쓰고픈 욕심"
일곱 해 전쯤, 영국의 지방도시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원형 무지개를 본 적이 있습니다. 비가 내린 뒤에 펼쳐진 그 광경은 아름다웠지만 순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문득, 그렇게 모든 게 순간에 지나지 않겠구나 싶어 서글픈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마침내 열차는 런던에 도착했고, 역을 빠져 나와 번화가를 향해 걷다가 저는 작은 서점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습니다. 통유리 안에 진열된 책을 쳐다보려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게 순간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언젠가 그 순간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글쓰기의 자세를 가르쳐주신 박상우 선생님과 소행성 문우들, 지난 여름과 가을에 걸쳐 함께 뮤지컬 작업한 이강선 연출가, 이율구 작곡가, 후배 성경, 김연미, 뜻을 같이 한 여러 배우들과 스탭들, 애정 어린 질책을 주신 한예종 선생님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우정을 쌓아온 청원, 낙훤을 비롯한 8우회 친구들, 먼저 하늘나라에 간 희민, 꿈을 위해 힘든 길을 걷는 인수에게도 안부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족, 여태까지 여러모로 좌충우돌하는 저를 너그럽게 봐주셨습니다. 형, 형수, 누나들과 매형들, 조카들, 특히 고향에 계신 아버지와 어머니, 그 분들이 아니었으면 저는 이 자리에 없을 거라고 믿습니다. 가족 모두에게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 정진하는 자세를 견지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립니다.
김성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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