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텃밭에 사과나무를 심었더니 시도 함께 선물"
3년 전부터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매실나무도 심고 감나무도 심었습니다. 사과나무도 두어 그루, 배나무도 서너 그루 심었습니다. 그리고 염소 3마리와 강아지 6마리, 오리와 닭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꽃밭도 만들어 봉숭아도 심고 장미도 심었습니다. 그랬더니 벌과 나비도 찾아왔습니다.
거긴 내 시의 텃밭입니다.
연분홍 사과꽃이 피었다 지고, 새파란 사과가 달리고, 그리고 천둥과 번개가 지나가고, 그리고 가을 어느 날, 달고 맛있는 사과를 나에게 주었습니다. 사과만 준 게 아니라 시도 함께 주더군요.
아주 고마운 내 시의 텃밭입니다. 내게 늘 시를 선물하는 아주 고마운 밭인 거지요.
사과 한 개가 나에게 오기까지, 꽃이 피고 열매를 달기까지, 천둥과 번개를 지나기까지, 그 수고로움을 예전엔 몰랐었거든요.
이 기쁜 소식을 맨몸으로 겨울을 나고 있는 사과나무에게 달려가 제일 먼저 알려야겠지요. 물론 옆에 있는 감나무나 매실나무에게두요. 언젠가는 그들도 나에게 선물을 해줄 거니까요.
그런데 어쩌지요. 꼭꼭 숨어버린 벌과 나비랑 봉숭아 예쁜 꽃잎에게는 어떻게 전하지요?
내 사랑하는 가족들, 오빠와 나의 동생들, 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아버지, 엄마, 외할머니, 하늘나라에까지 이 소식이 전해졌으면 좋겠네요. 함께 글을 쓰는 문우들과도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한국일보와 심사위원님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시 많이 쓰겠습니다.
김철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