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차를 돌릴 때 그 따가움, 자판 누를 때마다 떠올려"
말 속으로 들어가는 게 두려워 침묵을 선택했다. 침묵 곁에 있던 글. 종이 위에 글을 가만히 올려놓곤 했다. 글은 흐트러지고 엉켰다. 서로 헤맸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글이 있어서.
작년 겨울, 네팔에 갔었다. 사원에서 사람들이 마니차를 손으로 돌리며 소원을 빌고 있었다. 마니차를 돌리면 경전을 읽는 효과가 있다고 그들은 믿었다. 문맹률이 높아 그런 믿음이 가능했다. 고요한 사람들의 눈. 그들의 간절함이 눈 속에서 빛났다. 나는 정말 간절할까. 마니차를 돌릴 때마다 계속되는 의심. 손바닥이 따가웠다. 하지만 곧 따가움에 매혹됐다. 손을 바짝 가져다 댔다.
자판을 누르며 글을 쓸 때마다 그때 느낌이 났다. 당선 통보를 받다니! 그 따가움을 믿어보기로 한다.
문학의 문을 열어주신 선생님. 동국대 문창과의 학과장이신 장영우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힘들 때마다 제 안의 풀밭을 꺼내보며 차분히 걸어가겠습니다.
서로의 꿈을 사랑하고 응원한 스포큰 워드(Spoken word)의 성미 언니, 연지, 금보, 동건, 은지에게 영광을 돌립니다. 착한 06학번 동기들. 선후배들. 아름다웠던 K205에게, 있어주어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 영원한 독자 현미 언니와 속초, 실비아, 마음을 다해 기뻐해준 친구들. 두팔보다 네팔. 프리마켓 식구들. 감사합니다.
내 전부인 가족. 유앵심 엄마, 라정균 아빠, 은경 언니.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부족한 글을 오랜 시간 봐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과 제 글을 지면에 가지런히 놓아준 한국일보사에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용기 내서 마음껏 따가워 하겠습니다.
라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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