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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AI 동시 확산/ 이젠 닭·오리까지…구제역 없는 전북·충남에 AI 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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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AI 동시 확산/ 이젠 닭·오리까지…구제역 없는 전북·충남에 AI 강타

입력
2010.12.3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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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지역은 공교롭게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전북, 충남지역. 가축 전염병이 제주와 전남, 경남 등 국토 최남단 3개 광역지자체를 제외한 전국에서 창궐하는 형국이 됐다. 하지만 31일 경남 사천의 야생 조류에서도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확인된 만큼 전국 확산은 시간 문제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동시에 두 개의 방역전선을 맡게 된 방역당국의 한숨 소리도 깊어지고 있다.

피해 확산 가능성

구제역과 AI는 그동안 국내에서 함께 발생한 적이 없다. 구제역은 주로 봄에, AI는 겨울에 발생했다. 또 연도별로 서로 교차하며 발생한 탓에 방역 인력과 장비를 집중시켜 비교적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구제역이 광범하게 확산된 상황에서 AI가 발생함에 따라 이번 AI는 방역망을 뚫고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실제로 이런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미 만경강, 천수만, 서산, 해남, 사천 등의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된 상황. 농식품부 관계자는 "야생조류를 통한 고병원성 AI 확산 가능성이 높다"며 "개별 농가에 대한 방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접종의 효율성과 경제성 등을 감안하면 AI는 구제역과 달리 백신으로 대응할 수 없는 점도 확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마리당 가격이 소나 돼지에 비해 훨씬 싸기 때문에 백신 접종의 경제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 접종할 경우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살처분 밖에는 방법이 없는 셈이다.

현재 국내에는 8,000여 농가에서 약 1억5,300만마리의 닭과 오리를 키우고 있는데, 1996년부터 2008년까지 모두 4차례 AI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인 2008년에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33건이 발생해 864만마리의 닭이나 오리가 살처분됐으며 보상금으로 2,637억원이 투입됐다.

인체감염 가능성

이론적으로 따지면 구제역과 달리 사람도 걸리는 인수공통 전염병이어서 더 위험한 것이 사실이지만, 위생관리만 철저히 하면 실제 감염은 없을 것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AI사망자가 발생한 동남아의 경우 집안에서 조류와 같이 생활하는 탓에 접촉이 빈번한 것이 특징"이라며 "조류와의 접촉을 피하면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닭과 오리 고기를 먹어도 조리만 제대로 하면 문제가 없다. AI 바이러스는 섭씨 70도 이상에서 30분, 75도 이상에서는 5분, 80도 이상에서는 1분이 지나면 소멸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닭ㆍ오리고기를 날로 먹지 않기 때문에 설사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가금류를 먹더라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구제역도 지속 확산

잠시 주춤하던 구제역도 다시 확산되고 있다. 31일 국내 최대 한우산지인 경주를 비롯 명품한우 산지인 횡성에서도 구제역이 잇따라 확인됐다. 이에 방역 당국은 횡성, 남양주, 영천, 경주 등에서도 예방백신을 놓기로 했다. 이로써 백신 접종 대상은 18개 시군 1만3,000여 농가의 40만마리로 늘었고 명품한우의 명성에 흠집이 나게 됐다. 횡성군은 당국의 권유에도 불구, 지역 한우의 평판 추락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해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은 물론이고 예방접종 뒤에도 이전과 똑같은 수준의 강력한 방역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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