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가 1일 브라질의 첫 여성 대통령에 취임한다. 군사독재에 맞선 무장투쟁 조직의 게릴라 출신이라는 강인한 이미지로 ‘브라질의 대처’로 불리며 지난 10월 말 당선 이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던 호세프 대통령의 취임은 2011년 국제사회가 주목해야 할 주요 사건 중 하나다.
호세프 당선자는 최근 새 정부의 내각 구성을 완료했다. 37명의 각료 가운데 여성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정부 때의 3명에서 9명으로 크게 늘렸다. 그는 당선 직후 각료의 3분의 1을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지만 인물 부족을 절감하며 4분의 1 가량을 채우는 데 그쳐야 했다. 다만 여성인 미리암 벨시오르 기획장관에게 핵심 경제개발 프로젝트인 성장촉진계획(PAC)을 맡기면서 여풍(女風)에 힘을 실었다. 37명 가운데 13명이 룰라 정부에서 각료를 맡았던 인사들로, 룰라 정부와의 연속성 유지에 신경을 쓴 모양새다. 집권 노동자당(PT) 각료가 17명으로 가장 많고 나머지는 연립 정당들이 채웠다.
호세프 당선자는 물러나는 룰라 대통령 못지 않게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어 산뜻한 출발이 예상된다. 현지의 한 여론조사에서 호세프 당선자의 국정 운영 전망에 대해 국민의 73%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1985년 브라질에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후 2002년 룰라 대통령 취임 직전 조사(7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지율이다.
그러나 호세프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인 기준금리(10.75%), 물가 상승 압력, 헤알화 절상에 따른 산업 경쟁력 약화 문제 등 경제 분야에서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소득분배, 교육, 치안 등도 호세프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복병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룰라 대통령은 “호세프 정부에서 브라질은 5위 경제대국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경제는 2003~2010년 연평균 4%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세계 8위로 올라섰다. 2010년에도 7.5~8%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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