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한 전문대 캠퍼스에 세워져 있던 현금수송차량에서 5억여원의 현금을 탈취당하는 도난사고가 발생했다.
31일 오후 1시20분께 경북 구미시 부곡동 구미1대학교 캠퍼스에서 현금수송 대행사인 A사 소유의 현금수송용 스타렉스 승합차 내 현금 5억3,600여 만원이 사라진 것을 현금수송 요원들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수송요원 중의 한 사람인 김모(31)는 "캠퍼스 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현금을 채우고 긍지관 앞에 주차한 뒤 오후 1시5분께 구내식당에서 점식을 먹고 1시20분께 돌아와 보니 차에 있던 현금 5억5,679만원 중 2,000만원만 남기고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노루발(일명 빠루)로 오른쪽 창문을 깬 뒤 금고를 부수는 등 3중으로된 잠금장치를 해체하고 ▦신원 확인을 못하도록 수송차 안 CCTV 칩을 제거한 점 ▦경보기가 설치된 운전석이나 조수석을 피한 점 등에 미뤄 사정을 잘 아는 전ㆍ현 직원이 연루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펴고 있다. 또 용의자들이 대구에서부터 현금수송차를 미행했을 것으로 보고 수송차량 이동경로상의 CCTV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세 명의 수송요원 중 최소 한 명 이상은 차량에 남아 있어야 하고, 식사도 차량이 보이는 곳에서 해야 하는데 요원들이 이를 어긴 것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14년 전인 1996년 한국은행 구미지점에서 발생한 9억원 사기인출 사건과 유사한 점이 있어 이 사건과의 연관성도 수사할 계획이다. 당시 범인들은 은행직원을 가장해 한국은행에서 은행 간 거래용인 당좌수표를 제시하며 "지불준비금을 달라"고 한 뒤 9억원을 챙겨 도주했는데, 사건 발생 장소가 구미로 같고 시기도 같은 연말이다. 이 사건은 범인을 잡지 못한 채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돼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한편 A사는 은행과 계약해 할인점이나 학교 등 은행 영업점이 아닌 곳에 설치된 ATM기에 현금을 채우는 회사여서 탈취당한 돈은 은행과는 직접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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