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장관 교체폭은 예상 이상이었다.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미 교체가 예정돼 있었지만, 금융위원장은 유임과 교체 가능성이 반반이었고, 공정거래위원장은 하마평 조차 없었을 만큼 유임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였다.
일단 사령탑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임됐다는 점에서 이번 경제팀은 '2.5기'정도로 평가된다. 그만큼 팀 컬러에도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윤 장관과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옛 재무부 시절부터 상하 관계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터라, 2.5기 경제팀의 팀웍은 어느 때보다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번 경제팀 부분 교체의 화두는 상생과 동반성장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임기를 남겨 둔 상태에서 동시 교체되는 전례 없는 인사가 이뤄졌는데, 관가에선 이를 두고 "공정위가 상생협력정책에 잘 움직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었던 만큼 이번 인사는 문책적 성격이 짙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신임 김동수 위원장은 경쟁정책 전문가는 아니지만, 현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냈고 수출입은행장 시절 금융파트에서 '동반성장 전도사'역할을 자임해왔던 터라, 향후 공정위의 상생 드라이브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상생정책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장관에 대통령을 지근거리(경제수석)에서 보좌했던 최 수석이 임명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최 장관이 지식경제부 장관에 임명된 것은 향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정책 총책임자로 내정된 김석동 신임 금융위원장의 경우, 뜻 밖의 인사로 풀이된다. 지난 정부에서 차관까지 지낸데다, 워낙 성격이 강해 관직복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는데 이번 인사로 금의환향하게 됐다. 2003년 카드사태 때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며 시장 개입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의 경력에 비춰 '관치'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남은 인사는 청와대 경제수석과 3월 임기가 끝나는 금융감독원장 자리. 두 자리 모두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의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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