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전북 익산시 망성면 무형리 닭농장과 충남 천안시 풍세면 풍서리 종오리농장의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고병원성으로 확정되자 인근 가금류 사육 농가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2006년과 2008년 AI가 발생해 큰 타격을 입은 익산시 농민들은 충격이 더욱 크다.
전북도와 익산시는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농장 등 2개 농장의 닭 10만9,000마리를 30일 모두 매몰했다. 다행히 반경 500m 이내에 다른 양계장이 없어서 추가 살처분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인근 지역 농민들은 추가 살처분이 없다는 소식에 안도하면서도 고병원성으로 판명나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국의 자체 결정에 따라 살처분 지역이 반경 3㎞ 지역으로 확대되면 닭 50만마리를 추가 매몰해야 하기 때문이다.
AI 발생 농장 반경 3㎞ 안에서 산란닭 5만여마리를 키우고 있는 한모(51)씨는 “아직까지 우리 닭엔 이상 징후가 없으나 공포감 때문에 이틀째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겨울에는 하림에서 위탁받아 닭을 키우고 있는데 만약 살처분 결정이 내려지면 수천만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이런 가운데 31일 낭산면 심모씨의 양계농가에서 AI 의심신고가 들어와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익산시는 이 농가의 닭 6마리가 간이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타나 예방적 차원에서 심씨의 닭 5만마리를 살처분했다.
충남도와 천안시도 풍서리 AI 발생 농장에 대한 차단 방역을 실시하고 30일 1만850마리를 살처분했다. 또 감염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채취한 시료를 간이킷트로 분석해 AI 가능성이 높을 경우 이 농장 반경 3㎞ 내의 가금류를 추가 살처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AI 발생 농장 반경 500m 이내에는 가금류 사육 농가가 없지만 500m~3㎞ 이내에는 17개 농가에서 58만8,500마리의 닭과 오리를, 3~10㎞ 이내에는 71개 농가에서 271만6,7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풍서리과 3㎞ 가량 떨어진 천안 지역 최대 양계단지로 27만여마리의 닭을 사육 중인 용정리양계단지 주민들도 AI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도와 시는 이곳과 이어지는 주요 도로 곳곳에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주민들도 외부와 연결되는 도로를 모두 폐쇄하고 1곳만 개방해 차량과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이곳에서 2만여마리의 닭을 키우고 있는 곽호중(31)씨는“과거 두 차례 AI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어 주민들이 외부 모임을 취소하고 농장에 머물면서 소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허택회기자 thheo@hk.co.kr
익산=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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