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구제역·AI 동시 확산/ 경주 구제역 진입 허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구제역·AI 동시 확산/ 경주 구제역 진입 허탈

입력
2010.12.31 07:49
0 0

“경북 안동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뒤 한 달 넘게 죽을 힘을 다해 막아 왔는데….”

구제역이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는 와중에서도 지난주 지역에 들어온 의심신고가 음성으로 나타나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전국 최대 한ㆍ육우 사육지 경주 지역 축산농은 31일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구제역 확진판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국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천년한우 브랜드로 한우 명품화에 올인하고 있던 터라 아쉬움은 더 컸다.

이날 구제역이 발생한 안강읍 산대리 입구에서는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됐다. 미처 차단장치를 마련할 틈이 없어 트랙터와 대형 사료부대 등으로 대충 찻길을 막은 모습은 긴박함을 더했다. 마을 사람들도 생사를 가를 정도의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취재진이 안으로 들어갈 수 없음은 물론이다. 도와 시는 문제의 산대리 한우농장으로부터 반경 50m 이내에 있는 28가구 280여마리의 한우를 살처분하고 주변도로를 통제한 채 차단방역을 하고 있다.

6월 현재 시내 한ㆍ육우 사육두수는 6만9,491마리로 전국 1위다. 이 가운데 읍에서 키우는 소만 894가구 1만7,600여마리에 달한다.

최삼호 시축협 조합장은 “정말 완벽하다고 생각했는데 뚫리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여기서 막아야 하는데 다른 쪽으로 확산되면 지역 축산업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인근 천북면에서 한우 110마리를 키우는 최모(42)씨는 “바로 옆까지 구제역이 왔는데 우리마을까지 오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 같다”며 “앞날이 캄캄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 큰 문제는 구제역 발생으로 지역 핵심 산업인 관광산업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 출구에 설치된 소독장치와 주요 도로 곳곳에 설치된 방역초소는 외지 관광객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부근 안동시 하회마을의 관광객이 구제역 발생 이전보다 5분의 1정도로 준 것이 이를 증명한다.

시내에서 한우숯불갈비집을 경영하는 황준연(44)씨는 “안동시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먹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도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이제 시내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퍼지면 연말연시 대목 장사는 물 건너 갈 것”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도구제역방역대책본부는 구제역 확진판정이 난 영천시 및 31일 의심신고가 들어온 포항시 전체, 확진판정이 나온 경주시의 발생지 중심 10㎞ 이내 지역에 대한 백신접종을 검토 중이다. 이태현 경주시 부시장은 “구제역 발생 농장 주변 한우에 대해 예방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은윤수기자 newse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