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냐 완화냐.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 경쟁이 조기에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면서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간 갈등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놓고 여러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일시 휴전한 양상이지만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은 2007년 이래로 여당을 좌우해온 핵심 변수였다. 이 갈등의 추이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천변만화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양측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적지 않다. 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총선ㆍ대선이란 정치 일정 때문에라도 내년에 양측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연초부터 친이계의 내부 결속력을 유지시키려는 차원에서 '개헌'이나 '조기 전당대회'등 친박계와의 갈등을 조장할 이슈가 던져질 가능성도 있다. 대선주자간 경쟁도 양측 갈등을 부채질할 것이다. 친이계 주자들이 연합해 선두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 포위를 시도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양측 갈등과 대립이 불가피하다. 총선 공천을 둘러싼 경쟁도 현재의 계파 갈등 구조를 유지하는 기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면 이른바'박근혜 대세론'의 확산 속에서 계파 갈등이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는 유력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결집한 친박계 세력이 갈수록 커지고 공고화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대표 주자가 없는 친이계는 분화와 이탈 과정을 밟을 수밖에 없다. 여당의 한 초선 의원은 "다수의 친이계 의원들이 수도권 출신인데, 수도권의 총선 전망이 매우 어둡다"며 "이들이 각자도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친이계의 결집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은 2012년 총선을 전후해 박 전 대표의 영향력과 당 장악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물론 두 시나리오가 뒤섞여 나타날 수도 있다. 계파 갈등이 상존하는 가운데 친이계 내부 갈등이 폭발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친이계와 친박계 간 힘겨루기라는 기본 틀 위에 친이계 의원들의 대오가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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