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사 한 명이 진료해야 할 인구수가 지역에 따라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의료 서비스 격차 해소를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내놓은 '2009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사(일반의, 인턴, 레지던트, 전문의 포함) 한 명이 담당하는 인구(건강보험 대상인구/전체 의사수)는 서울이 456명으로, 경북(851명)과 울산(902명)의 절반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이나 경북 지역 주민이 서울 주민 보다 의사를 만나기가 휠씬 어렵다는 얘기다.
부산(565), 대구(528), 대전(516명) 등도 인구 대비 의사가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충북(755명), 충남(782명), 경남(792명), 경기(841) 등은 적었다. 전반적으로 대도시에 의사가 몰려있는 것이다.
한의사의 경우 한명이 진료할 수 있는 인구가 총 3,381명인데, 서울(2,525)이 인구당 한의사가 가장 많았으며 인천(4,232명)이 가장 적었다. 치과의사는 한명당 담당 인구가 2,546명이고, 서울(1,691명)과 경북(851명)이 두 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또 환자가 거주지역 내의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비율은 부산(90.2%), 제주(90%), 서울(86.1%)이 높았고 충남(75.7%), 경기(76.2%)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의료기관 한곳이 담당해야 할 의료보장인구는 종합병원 15만8,646명, 병원 2만1,077명, 의원 948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중 지역주민들이 자주 찾는 의원급 의료기관 한곳이 담당할 인구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708명), 대전(831명), 대구(851명) 등이 적었으나 강원(1,158명), 전남(1,186명), 경북(1,165명)이 많았다. 시골지역일수록 환자가 동네의원을 찾기가 어려운 구조다.
인구 한명당 연간 진료비는 지역별로 최대 100만원까지 격차가 났다. 전북 부안군이 168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 고흥군(166만원)과 경남 남해군(161만원)도 진료비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서울 광진구, 수원 영통ㆍ권선구는 모두 68만원으로 부안군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부안군 등은 상대적으로 병원을 찾은 고령인구가 많아 병원비도 많이 나오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시골 인구가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의료기관이나 의사가 소외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진료비 차등 적용제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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