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에 이어 사람도 감염이 되는 조류 인플루엔자(AI)마저 발생했을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상 최초로 구제역과 AI 방제에 동시에 나서야 할 방역당국과 전국의 관련 농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농림수산식품부 이상길 식품산업정책실장은 30일 "전날 들어온 충남 천안과 전북 익산의 AI 의심신고는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익산 닭 농가의 경우 500마리가 폐사하는 등 고병원성 유형을 보였고, 천안 농장 알에서도 고병원성 가능성이 높은 H5 유전자형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방역 당국도 AI 발생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확한 결과는 31일 오전에 나오지만 이미 고병원성 AI라는 전제에 따라 의심 신고가 들어온 농가는 물론이고, 이 농장에서 닭을 구입해 간 농장의 닭 등 총 12만 마리의 가금류에 대해 살처분을 끝냈다"고 설명했다.
의심 신고가 들어온 두 농가 모두 가금류가 살처분 됐고 반경 500m 이내에 농가가 없지만, 두 곳 모두 씨오리와 씨닭을 보급하는 농가여서 역학조사에 따라서는 관련 농가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AI는 또 구제역과 달리 사람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신종플루 확산으로 고심 중인 보건당국도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AI는 1996년부터 2008년까지 모두 4차례 발생했으며, 2008년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9개 시ㆍ군ㆍ구에서 33건이 발생해 864만 마리의 닭ㆍ오리가 살처분됐으며, 당시 보상금으로 2,637억원이 투입됐다.
한편 구제역 확산은 다소 소강상태를 보여, 30일 강원 홍천 남면 돼지농가에서만 한 건이 확인되는데 그쳤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장차관 종합토론회에서 "새로운 지역으로 구제역이 번지면 군에서도 협력을 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관계 부처에서 살처분 동원 인원에 대해서 특별한 배려를 하는 게 좋겠다"고 언급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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