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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만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 대표/ "탈북 고아 돕는 일, 내 삶 연장해주는 가장 위대한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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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만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 대표/ "탈북 고아 돕는 일, 내 삶 연장해주는 가장 위대한 약"

입력
2010.12.3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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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을 이끄는 한상만(65) 대표의 바쁜 일상이 요즘 더욱 분주해졌다. 그의요즘 가장 큰 일은 수만 명에 달하는 탈북 고아들을 지원하는 '탈북고아입양법안'이 내년에는 반드시 미국 상원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의원들을 만나 설득하는 것이다.

이 법안은 무국적상태로 중국을 비롯, 제3국에서 떠돌고 있는 탈북 고아의 입양을 미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 골자. 올해 초 상ㆍ하원에 잇따라 제출됐으나 통과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될 상황이다. 한 대표는 올 7월 미국 내 한인교회연합과 손잡고 이 법 통과를 촉구하는 횃불기도회를 여는가 하면, 북한 인권고발 및 탈북자 지원모금을 위한 걷기대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그 모든 일을 그는 골수암이라는 치명적인 질병과 맞서면서 이끌어왔다. 2002년 의사는 그에게'3~5년 시한부 삶' 진단을 내렸고, 지금껏 쓰러지지 않은 그에게 '기적'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하지만 기적을 믿지 않는 한 대표는 내일, 아니 오늘 당장 숨이 멎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자신의 시간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의 오늘은 그래서 늘 어제보다 바쁘다.

한 대표가 북한 고아를 위해 온 힘을 쏟는 것은 모국이 한국이고 그 역시 입양아 출신이라는 이력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양부는 고 아더 슈나이더 박사. 1954년 서울대 재건사업 총책임자였던 그는 당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무작정 서울대 병원장실을 찾아온 한 대표를 처음 만났고, 61년 귀국하면서 열여섯 살이던 그를 입양했다. 슈나이더 박사는 성장한 전쟁 고아는 입양대상이 아니라는 미국법에도 불구, 정부를 설득해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특별결정을 얻어냈다. 한 대표는 화학회사 듀폰에 취직했고, 훗날 화학제품 무역회사를 창업해 성공했다.

1995년 사업차 북한을 방문했던 한 대표는 기근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을 보고 가슴 아파했지만, 어떻게 도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마음속의 숙제로만 간직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암 선고가 주저하던 그를 결단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한 대표는 암 진단 직후 딸의 집으로 거처를 옮기고 자신의 재산을 처분, 5만달러를 출연해 로스앤젤레스(LA) 인근 패서디나에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현재 북한의 국영 고아원 두 곳에 식량과 옷, 의약품을 보내고 캄보디아와 탄자니아의 고아들도 돕고 있다.

AP통신은 29일 한 대표의 사연을 소개하며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그에게 삶의 목표와 살아야 할 이유를 일깨워줬다"고 보도했다. 그는 AP기자에게 "내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은 매일 내가 하는 일이 (나에게) 가장 위대한 약이기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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