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히피 트렌드가 돌아온다. 히피족의 감성을 담은 로맨틱 보헤미안 스타일이 2011년 여성복 흐름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흰색 베이지색 하늘색 같은 중성적인 색깔의 레이스 달린 블라우스와 풍성하고 긴 치마가 유행하고, 옷을 여러 겹 겹쳐입는 레이어드 룩이 떠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또한 70년대 전성기를 맞았던 이브생로랑의 바지정장도 다시 볼 수 있다. 여성스러운 옷과 캐주얼한 옷을 함께 입는 스타일 연출도 주목된다. 비키 김지수 디자인실장은 “상반된 트렌드와 스타일이 공존하면서 다양한 품목들의 믹스매치룩이 사랑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남성복은 영국신사와 같은 클래식한 패션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컨템포러리 클래식이 주조로 깔리면서 실용성을 강조한 작업복 느낌의 의류가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스 블라우스와 치마로 로맨틱하게
내년 여성복은 흰색과 베이지색조의 여성스러우면서도 로맨틱한 스타일이 주요 트렌드로 꼽히고 있다. 패션브랜드 신원 베스띠벨리 방빈 디자인실장은 “레이스가 달리거나 소매가 풍성한 퍼프 소매 블라우스, 주름 장식이 있는 카디건이 여성복 제품의 주류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블라우스에 폭이 넓고 길이가 긴 플레어 스커트를 매치하면 보다 복고적인 보헤미안 스타일이 되고, 아예 길이가 짧은 레이스 장식의 미니 드레스를 입으면 보다 깜찍하면서 발랄한 느낌이 난다.
레이어드 룩의 영향으로 재킷은 소매 길이가 7부, 9부로 다양해졌다. 손목까지 오는 블라우스나 셔츠 위에 짧은 소매의 재킷을 덧입는 유행이 수년째 지속적으로 강세일 것으로 전망된다. H&M의 앤 소피 요한손 수석디자이너는 “소매뿐 아니라 재킷의 길이도 허리선보다 위로 짧아지고 바지 길이도 7부, 9부로 경쾌한 느낌을 강조한 옷들이 나올 것”이라고 소개했다.
로맨틱한 스타일에 남성재킷을 변형한 어깨가 각진 재킷을 코디하는 스타일도 제안됐다. 상하의를 여성스럽게 입었다면 남성적인 느낌이 나는 헐렁한 재킷을 걸치는 것. 삼성패션연구소 김정희 팀장은 “살짝 비치는 여성스러운 블라우스와 치마를 입고 남성적인 느낌의 재킷을 함께 입으면 우아하면서도 트렌디한 매력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선명한 색상의 블라우스와 바지로 여성스럽게
이브생로랑은 65년 네덜란드 추상화가 몬드리안의 작품을 모방, 기하학적 무늬를 원피스에 적용한 몬드리안룩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그가 선보인 여성용 바지 정장은 70년대 패션사의 중요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의 유행 아이템은 내년 여성복에 적용돼 주황과 검정, 검정과 보라 같은 과감한 색상을 매치한 바지 정장이 등장할 전망이다. 패션연구소 인터패션플래닝 안수경 수석연구원은 “상의는 어깨에 주름 장식을 넣어 풍성한 느낌을 고르는 대신 하의는 허리를 조이고 허리선을 올린 하이웨이스트 바지를 입으면 고풍스러우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이 난다”고 말했다.
남성복은 실용적이며 개성 있는 스타일
남성의류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컨템포러리 트렌드의 영향으로 클래식한 정장을 변형한 옷들이 내년 유행 스타일로 꼽힌다. 달라붙는 정장을 기본으로 하되 작업복이나 유니폼에서 영감을 받아 실용적이고 소박한 느낌의 옷들이 그 예이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끼리 매치하는 것도 내년 남성복의 두드러진 특징이 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캐주얼 재킷과 작업복 바지인 카고 바지를 입거나, 유니폼 스타일의 재킷에 청바지를 입는 식이다.
H&M 안드레아 뢰벤스탐 남성복디자이너는 “캐주얼 재킷과 카고 반바지를 입으면 신선한 느낌을 살릴 수 있고, 후드가 달린 재킷에 셔츠, 여유로운 실루엣의 바지를 입으면 공식적인 자리에도 어울린다”고 말했다. 색상은 검정과 진한 초록색상을 코디하면 세련돼 보인다.
이밖에 실용적이면서 스타일을 살려주는 아웃도어 강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패션연구소 김 팀장은 “북유럽 어부의 방한용 점퍼와 같이 실용적이면서도 활동성을 더한 아웃도어 점퍼도 핫(hot)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웨지힐 구두에 부드러운 가죽가방까지
구두와 핸드백도 로맨틱한 여성복의 영향으로 여성스러워진다. 구두의 색깔은 연하늘 연보라 연분홍 등이 유행할 전망. 금강제화 강주원 디자인실장은 “발가락 부분이 살짝 보이는 토 오픈 신발을 주력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뒷부분은 막혀 있어 스타킹이나 레깅스를 매치하면 봄부터 가을까지 신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식을 배제하고 자연미를 살린 통굽 하이힐인 웨지힐 스타일도 유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핸드백은 올해 유행한 지퍼나 징 장식이 없어지고 길게 늘어지는 테슬장식이나 펜던트가 달려 여성스러움이 강조된다. 에스콰이아 김미라 디자인실장은 “화려한 광택이 나는 소재보다는 가죽 본래의 가볍고 부드러운 질감과 색감을 살리되 은은한 광택을 가미해 현대화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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