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1.00' 2010년 주식시장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코스피지수는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3년만에 재등정한 코스피 2,000 고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걸 증명하며 한 해를 마무리한 것이다.
이날도 코스피지수는 사흘째 오름세를 타며 전날보다 7.51포인트(0.37%) 올랐다. 내년으로 미뤘지만 사상 최고치(2,064.85ㆍ2007년 10월31일) 등극을 14포인트만 남겨 뒀다. 지난 14일 2,000선에 재진입한 후로 유가증권시장은 단 한 번도 2,000선을 내주지 않는 저력을 과시했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8.38포인트(1.67%) 오른 510.69로 장을 마감, 기분 좋은 마무리를 지었다. 하지만 코스닥지수는 하반기 상당히 부진했던 탓에 연간 기준으론 0.56% 하락했다.
2010년 중 코스피지수는 21.88%나 상승, 1,600대에서 2,000대로 업그레이드됐다. 작년 말 887조원에 불과했던 시가총액도 1,141조원으로 급증, 29%나 불어났다. 그러나 상승의 과실은 외국인에게 돌아갔고, 외국인이 선호한 코스피와 대형주에서만 수익이 났다.
1년 내내 유로존 재정 위기, 글로벌 더블딥 논란, 북한 리스크 등 국내ㆍ외 악재들이 분출한 가운데서도, 우리 증시가 건재한 것은 외국인이 대거 매수했기 때문이었다. 외국인은 올 한해 코스피에서만 21조5,500억원어치를 사들여 작년(32조3,900억원)에 이어 강한 매수세를 이어갔다. 반면 연간 18조원에 달하는 펀드자금의 이탈로 투신권이 대거 순매도에 나서는 바람에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연중 12조원 이상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개인투자자도 5조3,4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11월11일 옵션만기일에 장 막판 외국인이 내놓은 2조원 어치의 프로그램 매물로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대 하락폭(-53.12포인트)을 기록한 것도 외국인의 위력을 확인한 사건이었다.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덕분에 올해 증시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외국인에 의한 상승세이며, 국내 기업의 실적도 상위 20개 기업이 전체 이익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편중돼있기 때문에 증시의 양극화는 이번 상승장에서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연말을 맞아 자금이 필요한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물을 쏟아내면서 급락, 1,130원대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 종가는 전날보다 11.60원 내린 1,134.80원. 작년 말(1,164.50원)보다 29.70원 떨어졌다.
채권금리는 3년만기 국고채(3.38%)는 전날과 같고, 5년 만기물(4.08%)은 0.01%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채권시장에서는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2.89%(12월7일)를 찍는 등 강세를 띠었다. 1년새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1.03%포인트, 5년만기물은 0.84%포인트 하락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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